딸 도쿄 예대 보내기 프로젝트 3



미술쌤과의 면담을 요청한 사랑맘은 답장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쌤이 뭐래?

사랑이: 아차,잊어 버렸어.

: 너,정말 이렇게 정신줄 놓고 살래????


2,3일후


: 쌤한테 얘기 했어?

사랑이: 미안해,엄마.....어쩌구 저쩌구...

: 너 정말 왜 이래?

사랑이: 미안해,낼 꼭 얘기 할께.


2주후

성질 급한 엄마에게 몇번을 닥달 당한후 성사된 상담.



아침부터 바쁩니다.

연지곤지 찍어 바르느라...ㅋㅋㅋ

평소엔 운동화나 슬리퍼을 애용하는 사랑맘.

특별히 화장할 일도 없어 4년전에 사놓은 화운데이션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오늘은....

화장도 좀 하고 옷도 제대로 챙겨 입고 폼나게 굽 높은 신발도 신어 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신발은........

얼마전 5센티 짜리 슬리퍼 신고 나갔다가

며칠동안 허리가 아파 죽을 뻔한 경험이 있어 망설여 집니다.


"그래도...이 옷엔 신발 굽이 좀 있어야 되는데....."


사랑이 학교는 전철역에서 20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곳입니다.(아쥠 걸음으로요.ㅋㅋㅋ)

학교 앞까지 가는 버스도 없습니다.


"어쩌나..... 이 신발로는 20분... 못걸을것 같은데...."


사랑맘은 예전부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파서 걷는걸 싫어 합니다..

조금 더 솔직히 얘기하면 걷는게 싫습니다.

철없을땐 한 정거장의 거리도 택시 불러서 타고 다닌 화려한 경력이 있습니다.ㅋ


그나저나 어쩌나....

택시타고 가는 건 돈이 넘 아깝고.....

그렇다고 티셔츠에 바지는 쫌 아닌거 같고.......

그때 전광화석 같이 떠오른 생각.


"그래,신발을 학교 앞까지 들고가자, 거기서 바꿔 신으면 되지 뭘...."


사실 사랑맘은 전과범입니다.

입학식때도 그렇게 했거든요.ㅋㅋㅋ



사랑맘 전용 탈의실

↓↓↓







사랑맘이 학교 쌤 만나러 가는데 외모에 왜 이렇게 신경을 쓰느냐......

일본 사람들은 슈퍼를 가도 깔끔하게 단장하고 갑니다.

일본에 좀 살아 보신 분들은 편의점,수퍼에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츄리닝 입고 오는 사람은

본적이 없을 거예요.

아~~주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곳에 오래 살다보니 사랑맘도 점점 일본의 문화에 세뇌가 되어 슈퍼에 갈때도 대충 머리 만지고 

웬만하면 단정하게 하고 갑니다.

화장은 안하지만요.

그러니 학교 쌤 만나러 가는데도 화장은 기본적으로 해야하고

옷도 좀 신경을 써야 할것 같았지요.


몇벌 되지도 않는 외출복,

근데 그 옷들이 전부 단화로는 해결이 안되는 옷들.

키도 작아서, 그래도 굽이 좀 있어야 스똴이 사는데......


계획 한대로 가방안에 신발을 넣고 집에서는 굽 낮은 슬리퍼로 출발!!!!!


학교 바로 앞에 있는 세븐 일레븐의 화장실에서 신발을 갈아신고 

보무도 당당하게 학교로 향합니다.



15분정도 일찍 도착한 사랑맘은 미술실 앞에서 어슬렁 어슬렁

이곳저곳 구경을 합니다.

미술실 안도 슬쩍 들여다 보고...지나가는 아이들과 인사도 하고요.

첨에 일본의 학교를 방문 했을때 깜놀했던 건

아이들이 첨 보는 나에게 인사를 하는 겁니다..

첨엔 얘들이 왜 이러나, 내가 선생인줄 아나?

그랬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걍 외부인이라도 인사를 하는게 이들의 문화인가 봅니다.

그래도 일단 기분은 좋습니다..


미술실 앞에 그림이 걸려 있었습니다.

유심히 보았습니다.


혹시 우리 사랑이가 그린건 없나 하고 찾아보니

역시 있었습니다.(에헤라디여~~~~)


"우리 딸....잘 그렸네...."


걸려 있던 그림은 총15점.

학생수는 1,2,3학년 총 천명.

천명중에서 뽑힌 그림이 15점?

그 15점의 그림 중에 우리딸 그림이 있다는 사실.


웬지 흐믓합니다.








일단 사진도 한장 박아 놓고 어슬렁 거리는데 웬 흰머리 아자씨가 다가 옵니다.

누군지도 모르지만 일단 정중하게 인사.


아자씨: 사랑이 어머니 십니까?

: 아,네 그렇습니다.

아자씨: 이리 오시죠.

:네네



(옴마나.!!!나보다 한참 아자씨네.의왼데?? 좀더 젊을 줄 알았는데......)


따라간 곳은 미술실 옆 도구실.

대충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 바쁘실텐데....시간을 내달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쌤: 아뇨,괜찮습니다.

날이 덥지요?

무슨일로 면담을 신청 하셨나요?

나: 사랑이 진학 문제로요.

:네에,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가요?


본론으로 직접 들어 갔습니다.


: 미대를 보내볼까 생각 중인데,

사랑이가 그림에 재능이 있습니까?

쌤: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뜬금없는 질문.


쌤:이런 질문을 해서 죄송한데.... 사랑이 아빠 직업이 무엇인가요?


아,놔~~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습니다.

(왜 갑자기 사랑이 아빠 직업이냐고!!!!!이런 무례한!!!)

눈치 빠른(?) 사랑맘은 그 질문이 왜 나온지 금방 눈치 챘습니다.

미대를 보낼수 있는 능력이 되느냐......는 질문이었던거죠.


: 사랑이 아빠랑은 몇년전 이혼하고 사랑이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그렇게 여유 있는 형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많이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사랑이가 미술에 재능이 있다면 뒤를 돌봐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담담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오히려 쌤이 당황을 하더군요.


:정말 죄송합니다.이런 질문을 해서.....

그런 사정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괜찮습니다.



: 어느 대학을 지망하는지요.

: 도쿄예대 입니다.

갈수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 갈수는 있습니다.사랑이라면.

하지만 도쿄예대를 보낼 계획이라면 지금 빨리 과외를 시켜야 되는데요.

괜찮겠습니까?

도쿄예대를 가려면 재수까지는 생각하셔야 합니다.

현역으로 가는 학생이 거의 없습니다.


오 마이 갓!!!!!!

현역으로는 가는 학생이 거의 없답니다.(이뤈,제기랄!!!!)




쌤:제가 가르친 학생중 도쿄예대를 간 아이는 지금까지 딱 두명입니다.

작년에도 12명이 시험쳐서 다 떨어지고 모두 무사시노,다마비를 갔습니다.

사랑이가 재수까지 한다고 하면, 사람의 일이라 100% 까지 장담은 못하지만...

전 갈꺼라고 생각 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들을 가르쳐 왔습니다.

사랑이는 제가 가르친 학생중 몇 안되는 재능이 있는 아이중의 한명입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각오를 하셨다면 아마 도쿄예대에 갈수 있을겁니다. 



일본 3대 미대

1위:東京藝大(国立)

    2위:武蔵野美大(私立) 무사시노미대

3위:多摩美大(私立)다마미대

다마미대는 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가는 곳이죠.

도쿄예대는 한국인이 거의 없습니다.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특혜가 전혀 없기 때문인거 같아요.



무사시노 미대





다마미대





아이고,산넘어 산.

도쿄예대가 그렇게 가기 힘든 학교여??이걸 어쩌나......


 

: 재수가 아닌 현역으로 보내시겠다면  다른 학교도 염두에 두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 아뇨. 전 꼭 도쿄예대에 보내고 싶습니다.

다른 대학은 보낼 마음이 없습니다.

재수,삼수를 하더라도 도쿄예대를 보낼 생각입니다.

미술에 대해서는 제가 지식이 전혀 없습니다.

보호자로서 제가 이제부터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 일단 지금 얼른 학원을 보내시는게 좋겠습니다.

센타 시험은 그리 큰 걱정을 안하셔도 될것 같습니다.(센타시험은 한국의 수능)

미대를 보내기엔 사랑이의 성적이 아깝기는 합니다만.....


아마 담임 선생과 사랑이에 대한 얘기를 한 모양입니다.

성적을 알고 있는걸 보니....

그렇다고 사랑이 성적이 월등하게 좋은건 아닙니다.

그저 중간 정도의 성적 입니다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고 얘기 한것 같습니다.

사랑이가 다니는 학교는 무조건 일류 대학을 보내서 실적을 올려야만 하는 곳.

노력하면 학교 실적에 도움을 줄만한 아이라는 뜻으로 나는 해석했습니다.



센타 시험도 중요하긴 하지만 사랑맘은 그런 걱정은 아예 하질 않습니다.

"아우~~~미대 필기 시험....그까짓거!!!!" (이 시건방.ㅋㅋㅋ)

미대라 필기는 그리 큰 점수를 안 받아도 될것 같아서 입니다.


1시간에 걸친 상담이 끝나고

학교를 나서는 사랑맘의 어깨에 힘이 들어 갑니다.


그래 ,한번 해보자.

엄마는 결심 했다구!!!!!!!





세븐 일레븐에서 신발을 갈아 신어야 하는데....

발 아픈 줄도 모르고 씩씩하게 집에까지 온걸 보면

사랑맘 결심이 대단했던 듯 합니다.ㅋㅋㅋ


아, 한가지 빼먹었네요.

쌤왈,

우리 사랑이가요~~ 예의 바르고 착하대요.

(깨알 같은 자랑질.~~~~ㅋㅋㅋ)



딸 도쿄 예대 보내기 프로젝트1

http://mikamom.tistory.com/159


딸 도쿄 예대 보내기 프로젝트2

http://mikamom.tistory.com/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