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타령을 했더니 오늘 소나기가 오네요.

올해 처음 보는거 같아요.

사랑맘은 어려서 부터 비를 좋아 했어요.

소낙비요.



고등학생때,

이렇게 소나기가 오는 날은

언제나 우산 없이 밖을 나갔습니다.

비만 오면 만나는 친구.

약속을 하지 않아도 그 아이는 길가 어디선가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집과 우리집 사이를 걷고 또 걷고...

남의 집 처마 밑에 앉아 

인생을 얘기하고 어린 왕자를 얘기 했었지요.


어두운 방....촛불 밑에서 블랙 사바스의 음악을 들으며 울던 아이.





 시간이 흘러....

그 아이는 독일로 시집을 갔습니다.

사랑이와 같은 나이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한국에서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아들이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다가 동양인이라고 무시 당했던 얘기를 하며

분노하는 아이.

이혼을 대비해 남편 모르게 딴 주머니를 차야 된다는 이야기를 풀어 놓은 그 아이는

예전에 내가 알던 아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세월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 갔나봐요.




20대에 빨리 늙기를 바랬던 사랑맘.

나이가 들면 뭔가 인생에 대해 알것 같은 기대가 있어서 였습니다.


그리고 진짜 이렇게 나이가 들었네요.

사랑맘 집에 배달되는 신문을 받아 들면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찌라시 입니다.

매일 가는 슈퍼에서 오늘은 어떤 물건을 세일하는지...보기 위해서지요.

올해 1월 1일은 아침부터 열나게 신발가게로 갔습니다.

신년 세일 물건을 사고 싶어서 였습니다.

신발 5켤레를 손에 쥐고 온 사랑맘.


아,옛날이여~~~~~






여름이라 항상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사랑맘.

오늘은 따뜻한 커피를 내렸습니다.

커피를 들고 빗소리와 함께 음악을 들었어요.


아,너무 좋아요...

이 분위기....


사랑이가 학교 가고 없으니 이런 호강도 하네요.

대학교는 최대한 집하고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낼까봐요.

뱅기 타야 하는 곳으로..(나쁜 엄마 ㅋ)

어린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은 조금만 기다리세요.

이런 시간이 반드시 옵니다.ㅋ


이나바 아키라(因幡 晃)


"別れ" 이별.....




어렸을때 기타치며 많이 불렀던 노래.

"わかってくたさい" (와캇데 구다사이)

아직도 들으면 마음 한켠이 저려 옵니다.

죽기전에 한번 만나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지요.ㅋ

가끔 눈물이 나기도 해요.

아,이 나이에...주책.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의 이름은... 저 여름날과 함께 잊었겠죠.

늘 말했었죠. 두사람의 그림자에는 사랑이 보인다고....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이 나네요.

길에서 당신을 닮은 사람을 보게 되면 뒤돌아 보게 됩니다,슬프지만....

거기에 사랑은 보이지 않아요.

이제부터 쓸쓸한 가을입니다.

가끔 편지를 쓸께요.

눈물로 글씨가 번지면.......알아 주세요.

내가 스무살때, 축하한다고 주었던 반지는 지금도 빛나고 있어요.

둘이 갖고 있던 노란 찻잔 지금도 있을까요.

이제부터 쓸쓸한 가을 입니다.

가끔 편지를 쓸께요.

눈물로 글씨가 번지면  ...알아 주세요.

눈물로 글씨가 번지면.....알아 주세요.

알아 주세요.




덤으로...

"Shape of my heart"





소나기를 가까이서 느껴 보고 싶어 나가 볼까 했는데.....

아마 사랑맘은 우산에 장화까지 신고 나갈것 같네요.

어쩔수 없는 아쥠.


아직도 그 시절이 그리운건가........




사랑맘은 지금의 "나" 가 좋습니다.

왜 사는지....

이제 조금 깨닫게 된것 같아서요.


살아온 날수와 비례, 손익 계산 해 보니 얻은게 더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