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가 고등학교 진학하고 처음하는 합창 발표회.

중학교 3년동안 내리 참신하게 출석했던 사랑맘은 점점 꾀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엄마 안가면 안돼? 볼일이 있는데..."
(볼일이 있긴!! 그냥 가기가 귀찮은거지...)



"안돼!!!!"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사랑맘.

"왜?" 하고 물어 봅니다.

"고등학교 와서 첨 하는 합창대회니까 와야 해!!!"

나,참.

다른 아이들은 중학생 되면 엄마가 학교 오는거 엄청 싫어 한다던데....

딸을 두명이나 두고 있는 구리하라상이 해준 얘기 입니다.

자기 딸들은 해마다 열리는 운동회도 발표회도 오지 말라고 한다고 ....그래서 무쟈게 섭섭했다는 얘기였는데..

그게 왜 섭섭해???

제발 그래 줬으면 좋겠는데....

사랑이가 중학교 다닐때, 온갖 행사에 한번도 결석 없이 참석한 사랑맘은 이제 좀 쉬고 싶습니다.

별로 재미도 없었고....



일본의 학교 운동회는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초등학교 운동회는 할아버지,할머니등 온가족이 총출동 하곤 합니다.

중간 휴식 시간에는 가족별로 흩어져 학교 교정 여기저기에서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습니다. 파라솔,야외용 테이블,의자등을 준비해 오는 사람들도 많지요.

중학교의 운동회도 도시락을 싸가지는 않지만 규모는 거의 비숫합니다.


사랑이 중3 마지막 운동회.

그때도 똑같았습니다.

"엄마 안가도 되지?"

"안돼!!!"

아,참 진짜.....내딸이지만 별종이다 별종!!!

어쩔수없이 또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신세.

날씨는 왜 이렇게 좋은건지.....사랑맘은 머리를 찍어 내리는 뙤약볕을 뚫고 학교로 향합니다.

일단 사랑이를 찾아 눈도장을 찍고

사진이라도 한방 찍어와야 될것 같아 사랑이가 출전하는 달리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시작된 응원 대전.

그래,맞아 응원단장이 가이군이랬지?

3년 내내 사랑이의 기를 팍팍 죽여 놓은 아이.

잘난척 엄청 하는 아인데도 밉지가 않다고....

왜냐면, 워낙 잘났으니까. (사랑이가 한말 입니다)

학교 성적은 3년 내내 전교 일등,거기다 잘생겼어,키도 커,체육도 너무 잘해.

게다가 성격도 좋아서 아이들에게 인기짱!!!


얼굴은 아마도 좀 더 크면 이렇게 될듯...ㅋ




내 관심은 온통 응원단장에게로 향했습니다.

운동장 중앙의 귀빈석으로 냅다 달려 갔지요.

응원단의 맨 앞에 서 있는 가이군 발견!!!!! 

빽빽하게 모여 있는 사람들의 사이를 뚫고 앞자리를 차지한 사랑맘.

 셔터는 가이군을 향했습니다.

  "캬~~~짜식,너무 잘생겼단 말야. 

옴마나,목소리는 왜 이렇게 큰거야!! 너무 남자다워~~~

사위 삼고 싶다아아아~~~~"

눈은 바쁘게 가이군을 향하고 있었고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다보니 응원대전은 

끝나고 있었습니다.

근데......사랑이는?



자,...일단 눈도장도 찍었고 볼거 다 봤다고 생각한 사랑이 엄마는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오후 늦게 사랑이가 집에 왔고 사랑맘은 기쁜 마음으로 

사랑이에게 가이군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 줬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오,마이 갓!!!

사랑이 사진은 한컷도 안 찍어 왔다능......ㅠㅠ

.

딸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날은 거하게 외식으로 땜질.



인상 깊었던건 응원가로 빅뱅의 노래를 채택한 학년도 있었다는것.

일본의 운동회에서 빅뱅의 노래를 듣다니.....아이고,신나라~~~


미까 초등학교땐 옆반 선생이 빅뱅 팬클럽 회원이라서

사랑이와 한국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는 얘길 들었었지요.

어쩌다 학교가서 마주치면 한국어로 인사 나누고 쌤이 열공해서 깨우친 한국어도 들어주고...

귀찮긴 했지만

암튼 기분 좋은일 입니다.



그리고 일년이 흘러 이젠 고딩 합창대회.


이 사진은 휴식시간 같네요.

엄청 넓은 홀이 꽉 찼지요.




안가려고 잔꾀를 부려 봤지만 결국 항복한 사랑맘.

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해 명당자리를 찾으려고 했는데 이미 꽉 차버린 좌석.

부지런들도 하지....


어찌됐건 사랑이에게 엄마가 참석했다는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지라 눈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700명의 아이들 가운데서 딸을 찾아야 하는 엄마.

일단 카톡을 보내 봤습니다. 연락 없음.

우짠다냐.......어쩔수 없이 

2층에서 1층을 쫘악 훑기 시작합니다.

5분정도 시간이 흘렀을까.........옴마나!!! 바로 코밑에 사랑이가 보입니다.

딸은 게임을 하는지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핸펀을 만지고 있습니다.. 

에혀,내가 저럴줄 알았어. 저 핸펀을 뺏던지 뭔 수를 써야지......투덜투덜.


근데 으뜩하나......어떻게 해야 사랑이가 위를 쳐다볼까.....

홀안은 시끌벅적.

용기를 내어 소리를 조금 내봤습니다.

"사랑아~~~~" 

 안들리는 모양입니다.

그래? 이번엔 더 큰소리로 

"사랑아!!!!!" 

갑자기 사랑이가 두리번 거립니다.

목소리가 들렸나봅니다.

이 찬스를 놓칠세라 "여기 여기!!!" 하고 소리를 지르니 그제서야 위를 쳐다 봅니다.

사랑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일단 눈도장을 찍긴 했으나 나중에 사랑이 한테 엄청 혼났다능.....ㅋㅋㅋ


합창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오홋~~ 생각보다 수준이 높은데????

역시 고딩은 틀리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고3의 순서가 시작 되었고 사랑맘의 마음은 어떤 지휘자에게 꼽혀버리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프로같아~~~~

옴마나....얼굴도 잘생겼네~~~~~

어찌나 지휘를 잘하던지 감탄을 쏟아내며 신나게 박수쳐 주고 열심히 동영상을 찍어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사랑이에게 동영상을 틀어 주었습니다.

"우와~~ ,너무 멋있드라 얘 어떤애니? " 

엄마의 관심은 온통 그 아이에게 쏠려 있었습니다.

한시간을 넘게 사랑이와 지휘자 얘기하면서 수다.

사랑이가 "엄마 우리반꺼는? " 하고 물어 봅니다.

사랑이네 반이 학년 일등을 하긴 했지만 뭐, 또 듣고 싶지는 않아서 걍.......... 

"너네도 잘했어~~" 로 끝.

조금 미안한건가??? ㅋㅋㅋ



잠시후...... 오지랍 넓은 사랑맘은 한국 고교생의 합창 대회가 궁금해 졌습니다.

유튜브로 검색해 보니 너무 재밌더군요.

전혀 틀린 분위기.

한국 고교생의 합창대회가 더 즐거워 보였습니다.

유머도 있고....

너무 재밌어서 사랑이에게도 보여줬습니다.

사랑이 왈,

"한국 고딩들은 공부만 하는 줄 알았더니.....아니네????"


개인적으로는 한국 고교생의 합창대회가 더 좋았던것 같아요.

소소한 비교지만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의 단면을  본것 같기도 하구요.

한국 사람들이 멋있어요. 즐길줄도 알고.

일본 애들은 이런 면에서는 좀 답답하다고나 할까..........ㅋ


오늘도 사랑맘은 사랑이가 소속되어 있는 관현악 연주회에 갑니다.

연지 곤지 바르고~~~~~^^


오늘은 여기까지..이상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