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

세아이들을 두고 도망간 그녀...난 억울하다.

코부타 2018. 9. 19. 01:34



난 일본인이 싫다.

이유?

당연히 있다.

사랑맘이 만난  일본인.

첫번째 이야기다.


10년을 넘게 아우 동생 하며 살던 이웃의 애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애들을 두고 

친정으로 도망을 갔다.

자그만치 아이가 셋.

3살 5살 6살...


에휴...사진을 보니 한숨이 나온다


그집 시부모들은 며느리가 갑자기 집을 나간 것에 대해

사랑맘의 입이 한 몫 했다고 생각 했나 보다.

오해할만 하다.

그녀가 사라지기 전까지 그녀와 난 적어도 일주일에 서너번을 만났고

누구보다 가까운 관계였음을 그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시부모 또한 나에 대한 관심이 지극해

가끔 나를 그들의 집으로 초대 하기도 헀다.


감자캐기 체험을 하고 싶다는 사랑맘의 요청에

사람좋은 시부모는 자기들이 가꾼 감자 밭을 통채로 내주기도 했다.

오지랍 넓은 사랑맘은 동네방네 아는 엄마들 총동원, 

아이들과 함께 감자밭을 작살을 내놓고 온 과거가 있다.

물론 수확한 감자는 엄마들이 나눠서 돈을 주고 사왔지만.......

그래도 미안했던 사랑맘은 김치,부추전등을

한 보따리 싸서 보냈다.


10여년을 그들과 난 그렇게 사이좋은 이웃으로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앞집의 소조상이 우리집을 찾아왔다.


소조:"도라엄마가 집을 나갔대요."

나:"뭐라고요???"

소조:"몰랐나요?"

나: 네..몰랐어요.

소조: 도라엄마랑 연락 안해요?

나: 아뇨!! 요 며칠은 전화 없었는데요?


당연히 알고 있겠지....라는 얼굴이다.

제기랄....


도라엄마와 소조상의 아들들은 같은 유치원을 다닌다.

항상 엄마가 동행하는 유치원에 어느날 갑자기 할머니 손을 잡고 등원한 아이들.

벌써 소문이 쫘악 돈 모양인데 사랑맘은 전혀 모르는 사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엄마들의 수다,좋게 얘기하면  정보망은.... 하여간 빠르다. )


3일전에도 만나서 수다떨고 놀았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께라더니

이건 뭥뮈?????

그녀는 사라지기 전까지 나에게 그런 계획에 대해 한마디도 한적이 없다.

그런데 주변의 사람들은 그녀의 가출에 내가 힘을 보탠줄 아는 모양이다..

그러니 난 억울할수 밖에!!!!


그녀가 사라지고  1년쯤 지났나보다.

우연히 슈퍼에서 그녀의 시어머니를 만났고 그녀의 가출에 대해

선채로 꽤 길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나의 이야기를 들은 시어머닌 자신이 오해를 했다며 사과 했지만

난 찝찝하다.


그녀의 가출 원인은 기가 쎈 그녀의 친정 엄마가 바람을 넣은데에 있었다.

엄마의 눈에 비친 사위는 무능력 그 자체.

아이를 셋이나 둔 사위가 빈둥빈둥 놀고 있으니 당연히 꼴보기 싫었을거다.

그녀의 엄마는 딸이 전화를 할때마다 이혼을 할것을 종용했다.




그녀의 시아버지가

땅 한덩어리 뚝 떼어 장사 밑천이라도 대주면 좋겠으나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미혼인 차남에게는 이미 아파트 한채를 사 주었지만

아이가 셋인 그녀에겐 문칸방 한개 뿐이라며 하소연을 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시아버지의 돈으로 두번의 사업을 했고 두번 다 실패했다.

입이 열개라도 할말 없음!!!!이다.


그녀가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겠다고 했을때

사랑맘은 단호히 반대했다.

일단 아이들이 너무 어렸고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간다해도

혼자 일해서 세아이들을 키운다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무모했기 때문이다.

"정말로 헤어지고 싶다해도 지금은 아니다. 

아이들이 더 자랄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했다.

그리고

부부가 좀 더 성실한 모습을 시부모에게 보일것을 요구했다.

막일이라도 직장을 찾아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마를 벌건 상관없었다.

어치피 모든 생활비는 그녀의 시부모가 대주고 있었으니까...


얼마후 

그녀의 남편은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고

첫 월급으로 그녀에게 아이팟 터치를 사줬다.

얼굴에 함박꽃을 피우며 그녀는 남편이 사준거라며 자랑을 해 댔었다.


그런데.....

그녀가 아이들을 두고 떠나 버렸다.


/p>


그때 사랑맘이 느낀건 분노였다.


"가려면 아이들을 데리고 갔어야지....이 여자 도대체 정신이 있는거야??"


그리고 십수년을 가족과 같이 지내던 나에게 아무런 언질도 없이

전화 한통 없이 떠난것에 화가났다.

그 배신감이란......ㅠㅠ


일본인들의 특징에 대해 흔히들 겉과 속이 다르다고 얘기한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도라엄마가 사라지기 한달전.

도라엄마와 소조상,나....이렇게 세명이 쇼핑을 갔다.

운전은 소조상.

갑자기 도라 엄마가 낄낄대며 웃는다.


도라엄마:" 어머나!!!소조상도 그렇게 다리 쩍 벌리고 운전을 해요???"

소조상: 호호호~~ 편하니까요.

도라엄마: 난 소조상은 그런거 못하는 사람인줄 알았는데...호호호


무안한듯 소조상이 웃으며 얘기한다.


소조상 : 가끔해요~~~ 호호호


헐~ 

다리 벌리고 운전하는게 어때서?....그런거 까지 신경쓰고 살아야 됨?


얌전하고,조용한 여자,고상한여자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소조상은

우리의 만남이 워낙 격이 없어서인지

가끔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나는 그런 그녀가 편해서 좋았다.


그런데 보통의 일본인은 자신의 그런 흐트러진 모습을 

남 앞에선 절대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슈퍼를 가보시라.

단정한 옷차림,머리는 기본이다.(츄리닝을 어딜 입고 가나....절대 안됨)

거기다 화장까지.....

난 내 주변 애엄마들의 쌩얼을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다.ㅋㅋㅋ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코미디다.

(나만 그런가??? 그렇다면 지송합니당. 꾸벅~~~)


난 쓸데없는 격식이 너무 많은 이들의 문화가 피곤하다.

좀 편히 살순 없나......




10년동안 언니,동생하며 지냈던 그녀와의 인연은 그것으로 끝났다.

그리고 그녀는 내 기억에서 서서히 지워져 갔다.


PS:그녀의 남편은 6개월이 채 안되서 아이 딸린 여자와 재혼.

 ㅁㅊㄴ.


동네 입구에서 그와 부딪혔다.

오랫만이라며 고개 숙이며 인사를 한다.

옆을 보니 배가 남산만한 여자가 같이 있다.

사랑맘이 열심히 숫자를 세고 있다.

3명 더하기 1명 더하기 뱃속에 한명 더 더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