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

삼겹살...일본인도 좋아한다.

코부타 2018. 9. 18. 00:00





사랑이 생일날 아침.

사랑맘은 미역국을 끓였다.

아침에 식욕이 없는 사랑인 빵이나 시리얼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한다.

사랑맘도 그게 훨 편하다.

(형님 좋고 아우 좋고~~)

하지만 오늘은 생일이니까...미역국!!!

맛있다며 먹는 사랑이에게 한국은 왜 생일날 미역국을 먹는지 설명을 해줬다.


아마.

해마다 사랑맘은 똑같은 얘길 했을것이다.


일본은 생일날 세끼항이라고 하는 찰밥을 먹는다.

팥과 찹쌀을 쪄서 만든 밥이다.

생일뿐만이 아니라 뭔가 특별한 날엔 항상 등장하는 음식이다.

빨간팥이 잡귀를 쫒아준다나 뭐라나....


일본에 비하면 우리 조상님들이 훨씬 과학적이다.

고마우신 조상님들.ㅋ

미역이 산모에게 좋다는건 어찌 아시고...ㅋㅋㅋ




사랑인 생일이라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그래도 생일인데.....

기분 좀 더 내봐????


나: 사랑아, 친구들 더 부를래?.

사랑이: 엄마 힘들잖아.

나: 두어명 더 부르는건데 뭐..


급 스케쥴 변경.

사랑이의 게임 친구 세명이 오기로 했다.


5시.

한꺼번에 세명 동시 입장.


신발들 보시라...

일본 아이들이 걷기 시작하면 젤 먼저 배우는게 신발 똑바로 놓기.

사랑이에게도 3살때 신발 놓기를 가르킨 기억이 난다.

(조은건 닥치고 따라하기!!!!!ㅋㅋㅋ)




현관을 들어선 아이들이 제각기 선물을 내어 놓는다.


가모군에게 받은 금색깔의 포장지가 예사롭지 않다.

자세히 보니..

"라비토스 로얄 무화과 쵸컬릿"

ㅋㅋㅋ

(요거요거..~~ 아무도 안줄거얌.)



사랑이가 좋아하는 쵸코 케잌은 모네상이 사왔다.

사랑이가 고르는 케잌은 십수년간 항상 쵸코였는데....

옴마나~~

그걸 어찌 알았을까잉~~ 





사랑이보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쿠키상이 사온 무첨가 푸딩.

미대를 가고 싶어 하지만 만만치 않은 학원비 때문에

일반 대학을 지망해 사랑이가 많이 섭섭해 했다.

밑으로 동생이 두명이나 있다능.....



모네상 한테 받은 선물.

이건 오일인데 관상용이란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이쁜것 같다.







그런데...

사랑이 친구들이 들고온 선물 때문에 사랑맘의 머리가 복잡하다.


초딩.....500엔 이내.

중딩...1000엔 이내.

고딩.....모름.


현 시세다.

내 주변의 일본맘들은 거의 이 가격에 맞춰 선물을 했다.

묵언의 룰이다.

사랑맘 역시 이 룰을 착실하게 지켰었다.

그런데

사랑이가 고딩이 되면서는 걍 무시.

다 컷으니 알아서 사가겠지....였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나보다.

이건 숙제로 미뤄놔야겠다. 생각이 필요하다.



게임광들 답게,

앉자마자 플스로 게임 준비 중.

가운데의 아가씨는 학교 학생회 회장이자 게임광(?).

사랑이가 주말에 미술학원에 다니게 되자 이 아가씨의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매주 하던 게임을 못하게 된 까닭이다.

뭔 게임인진 모르겠으나 지들 사이에선 이 3인방이 그 분야의 최고봉이라는 달갑지 않은 소문.

가모군과 사랑이와 이 아가씬 시부야에서 벌어진 게임 대회에도 출전.

 예선 통과도 했었다.

그런데 학원땜에 사랑이가 결선 출전을 못한다고 하자 난리가 났었다능~~ㅋㅋㅋ

사랑이가 귀뜸이라도 해 줬으면 맘 넓은 사랑맘은 출전하게 해 줬을텐데

융통성 없는 딸은 당연히 안되는줄 알고 결선 포기.

 결국 다른 학교 학생을 급하게 초빙, 대회에 나가기로 했으나

그 학생이 대회 당일 늦잠을 자는 바람에 꽝~~~~

모네의 하늘을 찌르는 분노에 겁먹은(?) 사랑이는 일주일간 몸을 숨겼다는 전설이 있다.



사랑맘이 준비한 삼겹살.

간단하다.

파절이,상추,겉절이.그리고 미역국.


매운걸 전혀 못먹는 모네는 김치와 파절이에는 손도 못대고 고기만 먹었다.

쿠키는 파절이에 완전 뻑이 가서 밥을 두공기나 흡입.

가모군 역시 맛있다며 젤 끝까지 젓가락을 놓지 않았다능.....



사랑맘이 삼겹살을 선택한 이유.

사랑이가 유치원에 다닐때....삼겹살 홍보에 나선 사랑맘.

10여명이 넘는 엄마들에게 유치원의 주방을 빌려

한국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줬었다.

김치,나물. 잡채,불고기......

그때 우리가 먹었던 음식이 삼겹살.

엄마들은 맛있다며 감탄을 했고 삼겹살은 그 이후로 

사랑맘의 집에 놀러오는 일본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하는 음식이 됐다.

내가 알고 있는 일본인들의 대부분은 삼겹살을 아주 좋아한다.




식사후 디저트 먹기.

한참때라 그런지 엄청 잘 먹는다.

케잌 한개 다 나눠먹고

푸딩까지 폭풍 흡입....ㅋ

사랑맘도 이 사이에 낑겨서 수다떨기.




8시가 되자 한명씩 귀가.

모네는 집에 할머니가 와 있댄다.

근데

할머니와 맘이 안 맞는 모양.

자고 가라고 했더니 얼굴에 화색이 돈다.

열심히 핸펀을 만지는 모네...잠시후.. 

모네의 아빠가 잠옷과 세면도구를 갖고 왔다.


원래 오늘의 주인공은 모네의 아빠였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스케쥴이 꼬여 아빠는 오지 못했다.(모네의 엄니는 이곳에 안 계신다)

모네에게 아빠는 매운거 잘 드시냐고 물어 보니 엄청 잘 드신단다.

급하게 제육볶음을 만들었다.


집앞에 온 모네 아빠에게 상추,양념 된장과 함께 전해진 제육볶음.

맛있게 드시길.....


밤 10시

큰 숙제를 마친 느낌이다.


다신 오지 않을 사랑이의 17세 생일.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 되길 바라며......


사랑해....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