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맘 일기

12.암에 걸렸다.(엘베에서 만난 할머니)

코부타 2023. 8. 17. 20:11

아침부터 이리저리 불려 다니느라 바쁘다.
수술 예정시간 1시 반.
그런데 그 와즁에도 배가 고프다.
좀 있으면 내 가슴 한쪽은 깨박살 나는데 ㅠㅠ
내 몸이 배고프대!!!

와우~~킴취찜.



사랑맘은 재난 영화나 SF영화 좋아한다.
웬만한 영화는거의 다 섭렵했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처철한 생존 욕망을 마주할때마다
거의,항상 드는 생각.
“저 상황에서, 나라면…..”
아마존에 추락한 비행기에서 살아 돌아 온 어느 소녀의 이야기는 감동이라기 보다는 공포였다.
인간의 생존 본능이…. 엄청나구나.
나라면???
절대 자신없다.

난 일찌감치 포기하고 죽을자리 마련 했을거다.

조금전..
엘레배이터 앞에 휠체어에 몸을 실은 할머니 한분을 보았다.
산책을 나간댄다.
기운이 없어 고개조차 가누질 못하는 노인네를,
억지로 끌고 나가는 인상을 받았다.
저렇게 하고 오늘일지에 누구누구씨 점심 산책…. 이라고 쓰면 월급값 한거겠지?


엘베안은 우리3명.
간호원은(조무산가???모르겠다) 일부러 나 들으라는듯 한마디 한다.(얼굴은 할머니를 향하고…)

“춥다고 하시니 밖에 나가는 거예요. 오늘 날씨가 더워서…”

할머니 옷을 보니 반팔이다.
노인네가 춥다고 하면 담요를 한장 덮어 주덩가….
이 빌어먹을ㄴ.

우린 같은 층에서 내렸다.

“내가 빨리 죽어야 돼요.”

깜짝 놀랐다.
흔들흔들 고개고차 못 가누시는 분이 엘베에서 내리면서 하신 말씀이다.
이 말….많이 들어봤다.
옛날,우리 할머니가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다.
”아이고,내가 빨리 죽어야지!!!”

같은말인데 난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그 할머니의 말에 심장이 멎는것 같았다.
저 분 진심이구나…..
죽었으면 좋겠는데 마음대로 죽어지지도 않고,살자니 고통인 삶.
힘없는 손으로 짧은 커트 머리를 쓸어 올리는 할머니를 보눈 순간 울컥했다.
생존본능…그런거 없다.
이미 마음은 놓아 버렸는데… 없음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육이 있을 뿐이다.


”무슨 소리 하세요. 오래 사셔야지..“
간호원이 뱉은 영혼없는 소음.
차라리 그 입을 다물어라.


손이라도 잡아 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했다.
용기가 없어서…

나….. 지금 운다.
암 걸리고 제대로 한번 울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