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얘기... 세번째 포스팅이네요.

오늘은 사랑맘이 일본에서 경험한 황당한 이야기 입니다.


가게 앞.

누가 놓고 갔는지 멀쩡하게 생긴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무려 석달간.....

옆으로 살짝 치워 놓긴 했는데.....아무도 갖다 버릴 생각을 안합니다.





일본에서는 자전거를 버릴때는 시청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편의점이나 시청에 사서 씰을 사서 

시청에서 지정 해 준 날짜에 지정된 장소에 갖다 놓아야 합니다.

아주 귀찮습니다.




자전거를 잃어 버렸을때.

이 경우에는 자전거를 살때 주어진 고유 번호를 가지고

경찰서에 가서 분실 신고를 합니다.

운이 좋으면 찾을수도 있는데 제 경험으로는 거의 불가능 했습니다.



더 골치 아픈건.....

주륜 위반으로 자전거를 회수 당했을때 입니다.

과외를 갈때나 친구네 집에 놀러갈때는 

항상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랑이의 자전거가 없어졌던 일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없어진 자전거 때문에 놀란 사랑이가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자전거가 없어졌어!!!!"

" 어따가 세웠는데??? "

"슈퍼 앞!!!"

"가져 갔네,뭐....거기다 세우지 말라고 했잖아!!!!"

남들 다 세우는 곳에 세웠지만 운이 없으면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는 도난 당했거나 자전거 보관소로 회수 되어 갔거나  둘 중 하나 입니다.

그럴땐 먼저 자전거 보관소로 찾으러 갑니다.

그런데 이 자전거 보관소라는 곳이 시내와는 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찾으러 가는 것도 골치가 많이 아픕니다.

차가 크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먼거리라도 직접 타고 와야 하는 것이죠.


자전거 보관소


어느날....

낮에 가게를 비우는 덴쬬를 대신해 은행을 가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돈을 다루는 일이라 한 정거장 밖에 안되는 거리라도 다른 사람이 갈때는 차로 가는데...

사랑맘은 장롱면허. 운전을 못합니다.

사랑이가 어렸을때 큰 사고가 날뻔한 일이 있었고 그 후유증으로 운전을 못하게 된거지요.

주차를 하던 중 악셀과 브레이크를 착각해 차 뒤에 서있던 사랑이를 치어 버릴 뻔 했었거든요.

그런 이유로 운전대와 멀어진 사랑맘은 자전거를 이용 했었습니다.

1분이면 갈수 있는 집 앞에 자전거가 있는데

그날은 뭐가 씌었는지 가게 앞에 방치 되어 있는 자전거를 탔습니다.

"잠깐인데....뭘.."

요런 달콤한 생각을 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데 경찰관이 나를 세웁니다.

이름하여 " 불심 검문"
딱 걸린 겁니다.

자전거 번호를 확인 하는 경찰.

재수도 없지...... 이 자전거는 분실 신고된 자전거 였습니다.

누가 훔쳐서 타고 가게 앞에 버리고 간 거지요.

꼼짝없이 자전거 도둑이 된 사랑맘.

자초지종을 설명을 했습니다.


"가게 앞에 3개월 동안 방치되어 있던 자전거다.

볼일이 있어서 잠깐 탄거다.

증인이 있다.

우리 가게에 전화해서 종업원들에게 물어 봐라"......등등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일단 풀어 주더군요

집 전화 번호와 가게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돌아온 사랑맘.

담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사할게 있으니 경찰서로 출두하라고......


"어라? 파출소가 아닌 경찰서라고???"


긴장이 조금 되긴 했지만 별일 있겠나 싶어 사랑이 아빠와 가벼운 기분으로 경찰서로 갔습니다.




경찰관이 오더니 6층으로 날 데리고 갑니다.

사랑이 아빠는 아래층에서 기다려야 한답니다.


아무생각 없이 6층까지 따라간 사랑맘은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한층을 다 사용하는 큰 공간에 경찰들이 바글 바글.

사랑맘은 경찰서라는 곳에 경찰관이 이렇게 많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족히 100여명은 넘을 것 같은 경찰관<형사?> 들이 문을 들어서는 사랑맘을

일제히 쳐다 봅니다.

"옴마나~~~이게 뭐시여?????"


그 안에는 작은 방들이 있었구요. 그 중 한 방으로 사랑맘을 데리고 들어 갔습니다.


대충 이런 방.



이미 사랑맘이 한국인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경찰이 한국어 통역관을 데려 옵니다.

얼마나 한국말을 못하던지....ㅠㅠ

이런 곳엔 똘똘한 넘을 데려다 놔야지.....통역 잘못해서 엉뚱한 사람 

범죄자로 만들기 쉽상일듯.

사랑맘은 통역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엉터리 통역을 듣다가 속 터져서요.


이런 분위기....


이 방에 들어서자 마자 사진을 찍자고 합니다.

황당한 사랑맘.


그리고 대충 이런식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정면,측면.


죄송합니다. 유관순 언니....비슷한 사진이 없어서 잠깐 빌렸습니다.



그때부터 조서 쓰기 시작.

훔친 물건 아니니 당당하게 조서에 임했는데.......뭔가 분위기가 이상 합니다.

형사 4명이 번갈아 드나 들며 똑같은 얘기 물어보고 또 물어 보고...

"이것들이 날 범죄자로 몰려고 작정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증인이 있어도.....내가 외국인이라....)

지들끼리 작당하면 못할것도 없겠지요.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랑이 아빠를 부르고 싶었지만 꼼짝 못하는 신세.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경을 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한 형사가 DNA 검사를 해야 겠다며 어떤 사람을 부릅니다.

면봉 비스끄름 한걸 갖고 와서는 입을 벌리라고 합니다.


이렇게....



갑자기,팔자에 없는 은 팔찌 차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이건 아닌거 같아 형사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내가 이 검사를 왜 받아야 하는가? 거부하겠다. 

난 범죄자가 아니다."


형사들이 나가서 지들끼리 뭔 얘기를 주고 받습니다.

문이 열려 있어 다 보였습니다.


결국 DNA 검사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현장 검증이라는 걸 해야 한답니다.


아래층에 내려와 경찰차를 타러 갑니다.

이때 사랑이 아빠를 만났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경찰관 들이 타고 갈 차를 준비하는 사이 

사랑이 아빠에게 서둘러 위에서 있었던 일들을 대충 설명했습니다.

얼굴색이 변하는 사랑이 아빠....(사랑이 아빠가 좀 다혈질 입니다)



안된다는걸 우겨서 함께 경찰차에 탄 사랑이 아빠.

차 안에서 열변을 토합니다.

"니들 얘가 외국인이라서 이러는거냐?

이거 법적으로 문제 많다...가만히 있지 않겠다. 변호사 사서 대처 하겠다"......등등.

같이 동행했던 경찰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내린 결정이라 현장 검증은 해야 한답니다.

대신 간단하게 하겠다고......

가게 앞에서 사진 몇장 찍고 일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린 사랑이 아빠가 경찰들을 불러 놓고 일장 설교.

(이럴땐 남편이 쵝오~~~~)

연신 사랑이 아빠에게 고개를 숙이는 경찰.........

사랑이 엄마는 그러한 우리를 흘끔흘끔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거북합니다.

그들에겐 범죄자로 보였겠지요.

참,어처구니 없었습니다.


가게 앞에 방치된 자전거....아무 생각없이 탔다가 식겁한 사건이었습니다.






일본에 유학 오신 분이나 이곳에서 생활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절대 남의 자전거 함부로 타시지 마세요.

여기서 유학 하시던 분들이 가끔 자기가 타던 자전거 팔고 가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꼭 명의 이전 해 주셔야 합니다.

사시는 분도 명의 이전 하시고 타세요.

저 처럼 경칠일 생길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