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도시락.

2019. 2. 9. 00:00

코부타 일본 생활



"엄마......나 엄마한테 혼날일 했는데......."

"또 뭔일????"


이번엔 또 무슨 황당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거임??

그저께 아침은 현금카드를 잃어 버렸다고 고백했었다.

오늘은 또....혹시...

카드로 뭐 긁었나???

그렇다면..

넌 죽었음.

사랑맘은 마음의 결심을 단단히 했다.


사랑이 : "실은......잃어 버린 물건이 있어."

사랑맘 : "뭔데???"


혹시..핸펀인가?? (핸펀 케이스안에 새로 만든 현금카드가 들어 있다)

그렇다면 넌 오늘 최하 다리몽둥이 하나닷!!!!

 

사랑이 : "전철안에서 도시락 가방하고 그림통을 잃어 버렸어???"


ㅋㅋㅋㅋㅋㅋ

도시락이라공????

아이공,천만 다행이네.ㅋㅋㅋ


그래도 일단 많이 화난척 해야함.~~~~


사랑맘 : "뭐??? 어떻게???"

사랑이: " 좌석 위에 올려 놓고.....까먹고 그냥 내려버렸어."

사랑맘 : "핸펀이지??? 핸펀 가지고 놀다가 잊어버렸지????

하여간 그눔의 핸펀을 없애버리덩가 해야지..."


사랑맘은 사랑이가 그저께 잃어버린  카드의 후유증이 아직 채가시지도 않았다.

그런데 또?????


사랑맘 : "야,넌 재주도 좋다. 어째 허구헌날 물건을 질질 흘리고 다니니???

일부러 하라고 해도 그렇게 못하겠다. 유치원생들도

자기 물건은 잘 챙기거덩????"


하나마나한 잔소리.

하지만

사랑이가 잃어버린 도시락 가방은 찾을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일본에서 오래 생활을 한 사랑맘의 촉에 의하면

분실물의 대부분은 제 주인을 찾아간다.

사랑맘도 몇번 물건을 잃어 버린 경험이 있지만

거의 대부분 다 찾았었다.



담날

 사랑맘은 역의 분실물 센터에 전화를 했고

역시 사랑이의 도시락 가방과 그림통은 그곳에 잘 보관되어 있었다.

(그럼 그렇지~~~ㅎ)


도시락만 잃어 버렸으면 아마 안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림통도 잃어 버렸다니 안갈수가 없다.

아........귀찮다....

무자식 상팔자라더니...

옛말 그른것 한개도 없다.



물어 물어 찾아간 분실센터.

집에서 40분거리다.

그런데

물건이 보관되어 있는 곳까지의 전철비가 꽁짜라네??

와우~~ 이런건 너무 조음~~ㅋㅋㅋ


역원에게 분실물을 찾으러 간다고 말을 하면 꽁짜 티켓을 발행해 준단다.

분실물센터의 직원이 가르쳐 준 팁이다.



꽁짜 전철을 타고 찾아간 분실물 센터.

주소와 이름을 적으란다.



종이에 집주소를 적어 주었다.

그런데.....


직원 :"도시락을 닦아 놓았습니다."


사랑맘 : "네???"

  

도시락을 닦아 놓았단다.

왜???


설명인 즉,

하루 묵으면 집에서 닦을때 냄새도 심하게 날거고

위생상 안 좋을것 같아서란다.


세상에......이렇게 친절해도 되는거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물건을 건네 받았다.

서둘러 전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

조그만 선물이라도 건네고 왔으면 좋았을껄....하는 후회가 든다.


집에 돌아와 도시락을 열어 보고 다시 한번 감동...

↓↓↓


아,직원님들..... 도대체 왜 이렇게 친절한거얌.??

ㅋㅋㅋㅋㅋ

흔히 일본인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그속이 어떻든 이런 서비스는 칭찬할만 하다.

겉과 속이 같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지만..... 이걸로도 충분하다.

더 이상의 욕심은 사치.ㅋㅋㅋ


암튼.

우리딸 도시락을 닦아준 직원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