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2017. 5. 18. 17:00

코부타 사랑맘 일기


체벌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놀랐던 일 중의 하나가 체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이가 태어나서 얼마 안 되었을때의 일입니다.

 우연히 성당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아이들의 예배실이 따로 있었습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기는 했으나 내 눈에 띈건

맨 앞쪽에 앉아 있는 서너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를 안고 뒤쪽으로 가서 앉아 있었는데....거의 한시간이 넘는 미사가 끝날때까지 

조용히 앉아 있는 아이들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꽤 오랫동안 제 기억에 남아 있었던 그 일들은 사랑이가 음악 학원을 가게 되었을때

다시 되살아납니다.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모여 있었는데

조용히 자기 자리에 앉아서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30분 정도의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10분도 못버티고 몸을 비비 틀기 시작하는 사랑이와 너무 대조적인 아이들.

"이유가 뭘까...? "
"특별한 교육 법이 있나?"

저 나이의 아이들이 저렇게 얌전히 앉아서 있을수 있다는게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거 같아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일이 흐른 뒤 일본인 친구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서너살 아이들이 의자에 얌전히 장시간 앉아 있는게 가능해? 

혹시 집에서 아이들이 말을 안들을때 어떤 방법으로 훈육을 하니?"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결론은 ..... "벌을 세운다 "였습니다.

체벌은 없었습니다.



쇼크였습니다.

체벌 없이 아이를 키울수 있을까??

도저히 불가능할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신반의 했지만...결론은 쉽게 내려졌습니다.

"체벌 없이 아이를 키울수 있다 이거지? 그래? 나도 해보자!!!!"

물론 이때까지도 사랑이에게 체벌은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뭘 해도 너무 이뻐서.....ㅋ


                          매일 공원을 출근<?>하며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유심히 지켜 보았습니다.

그네를 타려고 순서를 기다리며 서있는 아이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엄마들이 뒤에서 밀어 줘야 합니다.

5분정도 타고 나면 엄마가 아이에게 얘기 합니다.

"친구가 기다리네? 이제 그만 내릴까?..."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선뜻 그네에서 내리는 아이.

좀 더 타고 싶다는 아이에게는 약속을 합니다.

"그럼 다섯번만 더 타고 내리자.."

아이는 진짜로 다섯번을 타고 내립니다.


사랑맘은 그런 아이들의 행동이 신기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나도 그대로 따라서 해 봤지요.

다른 친구들에게 그네를 건네주는 친구를 본 사랑이도 선뜻 내려 옵니다.

아이들의 학습 능력은 정말 뛰어나다는걸 느꼈습니다.

항상 10명 정도의 아이가 모여서 노는 공원에는 아이들이 싸우고 우는 소리는 없었습니다.

가끔 트러블이 생기면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주었고 아이들은

잘 따라 주었습니다.


                                               사실 사랑이는 늦게 얻은 딸입니다.

아빠도 나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무엇을 해도 이쁜딸.

집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고들도 내 눈에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웠지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정말 공감 가는 말입니다.





사랑이가 유치원을 들어가기 전 입니다.

처음으로 단체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랑이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단체 생활을 위한 본격적인 훈련을 했습니다.


인사하기

신발 바로 놓기

자기 옷 개기

자기 물건 정리하기......

스스로 손 씻기

똑바로 앉아 있기.

도시락 깨끗하게 먹기...등등


한번에 잘 될리가 없었지요.

끊임없는 반복.

엄청난 인내가 필요 했습니다.







                                                                        사랑이는 지금 고1입니다.

한번도 체벌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불가피한 상황에선 체벌 대신 혼을 냅니다.

그때 무엇 때문에 혼나야 하는지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사랑이에게 되물어 봅니다.

사랑이가 혼난 이유에 대해 정확히 이해를 하고 있으면 잘 타이르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아이와 약속을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예요.

전 이 방법이 제일 효과가 좋았습니다.

아이가 말귀을 알아 들을 무렵부터 시작 합니다.

아이들과 더 어울려 놀고 싶어 집에 안가려고 할때나 자기가 좋아하는 테레비를 볼때라든가....

이럴땐 억지로 하지 않고 엄마가 약속을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서 5분만 더 놀다 집에가기, 10분만 더 보고 그만 끄기.

아이가 약속을 안 지키면 다음엔 공원에 안 데려 온다고 말해 줍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대로 해야합니다.

사랑이는 저하고 약속을 안지켜서 게임기를 한달동안 손에도 못 쥔적이 있습니다.

룰을 정하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것. 

혹시라도 엄마가 귀찮아서 중도에 포기하면 말짱 도로묵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아이는 자기가 아무리 떼를 써도 안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나서 초등학교 들어갈때 쯤 되면 교육이 정말 편해지시는걸 느끼실수 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것을 잘 습득하면 스스로 안하게 되거든요.


더 중요한건 아이가 말을 안들어서 화가 나는 건데요 그럴땐 얼른 감정을 추스려 보세요.

제 경험으로는 그게 제일 안 좋은거 같아요.

감정이 들어간 훈육.....오히려 역효과입니다.


                                                                    타임 아웃이라는 방법도 있습니다.
체벌 대신 사용하시면 효과가 있으실거예요.
3살 아이에겐 3분.
4살아이에겐 4분
5살 아이에겐 5분......벌을 세우는 겁니다.
어른이 생각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 같지만 아이에게는 엄청 긴 시간 입니다.


                                                 미운 세살이라고....엄청 말 안듣는 그 시기는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의 끈질긴 인내심이 체벌을 하지 않고도 

아이를 잘 키울수 있는 힘인것 같습니다.

결국 나와의 싸움입니다.

끊임없이 타이르고 혼내고 대화하고......

10번 칭찬하고 1번 혼내고....



                                                  일본의 학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체벌이 없습니다.
사랑이 때문에 가끔 학교를 가곤 하는데 아이들이 예의 하나는 정말 깍듯합니다.
모르는 사람인 나에게도 인사를 해 줄 정도이니까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어려서 부터 습득하는 아이들..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당연히 남을 배려하는게 몸에 배겠지요.
일본 사람을 보고 친절하다고 생각하는건 아마도 그런 이유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글의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지만 "일본인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의 의미를
일본에서 몇년 살아 본 사람들은 저절로 깨닫게 될거예요.
왜냐면 이 사람들은 상대를 정말 생각해서 잘해 주는것이 아니라....
어려서 부터 몸에 베어 있는거예요.남을 배려 하는게.

장단점이 있기는 하나
체벌없이 아이들을 키우고 남을 배려하는 행동을 어려서 부터 가르치는 
이곳의 교육 문화는 아주 훌륭한것 같습니다.

일본의 모든 엄마들이 체벌을 안하는건 아니겠지만
체벌없이도 아이를 잘 키울수 있다는 얘기를 사랑맘은 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