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독감으로 앓아 누웠던 사랑이가 

이젠 살만한가보다.

감기 기운이 사라지고 나니 찾아온 식욕.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가보다.

그동안 못 먹은걸 다 해치우려드니 사랑맘은 피곤하다.



오랫만에 둘이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또띠아 5장을 해 치우고 나더니 아직도

입이 심심하댄다.

짜파게티를 먹겠냐고 물어 봤더니 먹겠단다.

반씩 먹기로 하고 한개를 끓였다.


한 젓가락 입에 넣자마자 사랑이가 사진을 보여준다.


"엄마,이거 좀 바바"



제 42회 도쿄 5대 미술 대학 연합 졸업,수료 제작전.



사랑맘은 그림 볼줄 모른다.

한마디로 예술에 대해선 말그대로 무식!!!!


헌데...

이건 좀 아닌것 같다.


짜파게티를 먹다 말고 뒤에 줄줄이 달린 댓글부터 읽기 시작했다.

대충 보니 반응이 둘로 갈라져있다.


예술인데 뭐 어떤가...하는 반응과

학부모,친구등 외부인들이 보러 오는 작품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

긍정 반,부정 반.


사랑이에게 물어 보았다.


"니 생각은 어때?"

"난...이건 좀 아니것 같아. 독자적인 예술과 디자인은 달라.

이건 대중성이 없는것 같아.

이 팜플렛은 예술을 지향하기 전에 모든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을 선택했어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보기엔  이 팜플렛은 예술성도 별로 없는것 같은디...ㅋㅋㅋ

내 눈이 썩었을수도 있겠지만......(있겠지만이 아니고 썩은건 확실.)

소설을 써보자면

작품전의 디자인 팀이 팜플렛 디자인을 두고 분란이 일어났다.

시간은 없는데....의견은 분분하고.

그들은

 잠시 일을 멈추고 화해주를 마셨다.

그리고 담날 아침.

숙취에 머리가 지끈 지끈.

"아,몰랑.....걍 이거로 해"

5분간 끄적거려 내놓은 작품이 아닐까.....하는 의심.ㅋㅋㅋ


이건 작년 작품전의 팜플렛.

사랑맘은 이것도 별로 맘에 안드는뎅~~~~



한국 홍대 목조형 가구학과 과제전.

굳이 비교를 하자면 사랑맘은 이게 훨 마음에 든다.



계명대학교 졸업 작품전.



참고로

피카소가 그렸다는 800억짜리 그림.



이건

사랑맘도 그릴수 있을거 같은디.......

(혹시...피카소의 피가 나에게도......옴마낫!!  설마........ㅋ) 

내가 그려서 팔면 얼마나 받을수 있을까...

8엔???

뺨이나 안 맞으면 다행???

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이 때문에 미술 공부를 하긴 해야 할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예술적 감각이라는 유전자는 태어날때부터 운명적으로 지니고 나와야 하는것.

이 나이에  공부하고 노력한다고 해결이 될 문제는 아닌것 같고....ㅠㅠ

걍,

나는 포기하겠다 데스.


사랑아,너는 니길 가고 나는 내길 가자.

엄마는 그저 옆에서 지켜만 볼란다.ㅋㅋㅋ


아참, 내 짜파게티는?????


저거 보고 있는 사이에 사랑이가 다 해치웠다능....

ㅠㅠ

이런,제기랄.....



내 짜파게티 내놨!!!!!!!!


피카소의 800억짜리 그림보다 내 눈앞에서 사라진 짜파게티가

더 쇼크였던 가혹한 현실.

그나저나......한개를 더 끓여? 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