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맘 일기

화장을 하고 싶다는 고딩딸.

코부타 2018. 10. 17. 00:00






고딩 딸이 화장이 하고 싶단다.


사랑이:"엄마,나 화장하고 싶은데...."

:"하세요~~"

사랑이:"해도 돼??"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뭐 대단한 일이라고...."

어차피 크면 다할낀데...ㅋㅋㅋ

사랑:"엄마 고마워~~~~나 화장하는 법 가르쳐줘."

:"알았쓰~~~~"


갖고 있던 화장품을 꺼내 보았다.

국적 불명의 화장품들....

언제 산 물건들인지 얼마에 샀는지 생각도 안난다.

아마 어딘가 돌아다니다 젤 싼걸로 골랐을 사랑맘.

마스카라는 굳어 있었고 눈썹 연필은 뚜껑 행방불명.

다 버려야 할것같다.

이상태로는 화장을 할수 없으므니다~~


:"오늘은 안될것 같은데? 몇일만 기둘려바."




어떤 화장품을 사야 하나....망설임 시작.

일단 아마존에 들어가 샤넬 화장품을 검색 해 보았다.

옴마나!!! 가슴 떨리는 가격~~~~

딸, 둘 키우면 심장병 걸려서 죽겠다!!!!


가격을 확인한 사랑맘의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아직 고딩이라 피부도 약할텐데 싸구려는 안되겠지?..

렌즈를 사용하니...샤도우는 좋은거 사줘야 할것 같은데?...

아니,고딩이 뭔 샤넬???싼거 사줘도 될꺼야.

싸구려 쓰다 탈나면??......아니,아니,아니되오~~~~


비싼거 사려니 돈이 아깝고 싸구려 사주자니 마음에 걸린다.

위대한 모성은 결국 눈 한번 딱감고 좋은 화장품을 사주기로 결정.


옛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음...

마스카라는 랑콤이 좋았었는데..

색채화장은 샤넬이 괜찮을거 같은데....

콤펙트는 크리스찬 디올이구.....

화운데이션은 에스테....


십수년전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한개씩 구입하기 시작.

지금 어떤 색상의 샤도우가 유행을 하는지..

젊은 아이들은 어떤색의 립스틱을 바르는지...알수 없는 사랑맘은 

일단 예전에 즐겨 썼던 화장품을 사기로 했다.

딱히 물어 볼데도 없고.ㅋㅋㅋ


아이샤도우,마스카라,아이라인,볼터치,립스틱.......

얼굴에 그림하나 그리는데 뭔 도구들이 이렇게 많이 필요한지...

여자는 안으로도 밖으로도 복잡한 존재.



어떤게 신상인지 알수가 없다.

색깔을 선택한 후 그중에서 저렴한걸로 구입했다.



물감이 있으면 붓도 있어야 제대로 된 그림이 나오쥐~~~

브러쉬 셋트도 구입했다.

속눈썹 치켜 올려주는 집게도 구입하고....

일본어 명칭을 몰라 한참을 헤멨다능~~~~ㅋㅋㅋ(에공..촌ㄴ)



며칠후.....

구입한 화장품을 사랑이 앞에 쫘악 펼쳐보임.


:"사랑아,화장품 샀당~~~"

사랑이:"캬아앜!!! 엄마 고마워!!!!!"

:"맨입으로 안되는거 알지??일주일동안 설거지 해!!"

사랑이:"알았어,할께 할께!!!!! 화장하는 법 가르켜줘"


비싸게 주고 샀다는걸 엄청 강조....

총알이 준비 되었으니 전투 시작이닷!!!!!!


자화상 전문가였던 사랑맘.

남의 얼굴에 그림을 그려본적이 없다.

더구나 이미 기억에서 새카맣게 지워져버린 화장법.

옛 기억의 조각들을 억지로 끄집어 내며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는데

맘대로 되질 않는다.

잘 좀 그리고 싶은데....


:"샤도우는 니가 발라봐"

사랑이:"어떻게 발라야 해?"

:"걍 그림 그리듯 해봐~~~너 그림 잘 그리잖아..."

사랑이:" 이거랑 그거랑 똑가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엉터리 선생님.

엉망이 되어 버린 사랑이 얼굴을 보고 깔깔대고 웃었다.


:"사랑아, 안되겠다. 화장하는 법 배우러 가자~~"

랑이:" 어디로???"

: "가르쳐 주는데가 있을거야. 함 찾아보자"


아.....엄마하기 너므너므 힘드므니다~~~


인간은 언제부터,왜 화장을 하기 시작했을까.....

왜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싶어 할까....

아름다움이란 누가 정의하는거지?.....

"나" 라는 존재의 가치가

사회의 어떤 현상에 의해 결정되어 진다면 ....불행이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 않는다는 진리.

왜 호박은 수박이 되고 싶은가.

진짜로 수박이 호박보다 아름다운가??

애당초 수박과 호박을 비교한다는것 자체가 모순이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