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맘 일기

소소한 꿈.

코부타 2024. 3. 22. 08:16

 

 

 

 

7차 항암 후,

몸이 좀 회복 됐을 무렵, 그동안 정말 하고 싶었던 집안 일 도전. 

오랫동안 집안 한쪽을 화단으로 만들고 싶었던 사랑맘. 집이 좁아 접을수 밖에 없었던  나의 소소한 꿈.

요리조리 며칠을 생각한 후, 에라 모르겠다....저질러 보자!!! 라는 심정으로 드디어 디데이를 정했다.

사랑이가 집에 있는 날로.

식물이들에게 햇빛 잘드는 창가를 양보해야 한다. 그런곳이 우리집엔 두군데 밖에 없다.

한곳은 이미 침대가 점령해 버렸고 한곳은 소파가 점령하고 있다.

과감하게 소파를 옮기기로 결정.

거실이 길쭉한 구조라 소파는 창가로 놓는게 넓어 보였으나 식물이에게 양보할수 밖에 없는 처지.

혼자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 소파는 사랑이의 도움을 받아 옮겼다.

사랑이와 둘이 한눈에 반해 산 소파....집에 비해 너무 컸지만 이쁜건 못 참아~~~서 산 아이. 아직도 대 만족이다.

 

 

 

 

소파 위치를 바꾸니 집에 너무 좁아 보인다.ㅠㅠ

그래도 이왕 시작한거,끝을 보자구!!!

 

이사 오면서 박스에 넣어 놨던 소품들을 꺼냈다.

화초들과 어울리게 배치할 생각이었다.

 

몇년째 박스에 갖혀서 까맣게 잊어 버렸던 사랑이 아기때 사진. 

액자 안에서 아직도 잠 자고 있는 아이들이 한 가득이지만 일단 다 풀면 머리가 복잡해 지니 대충 위에 있는걸 골랐다.

 

 

 

 

레몬 워터 만들어 먹으려다 그만 다락으로 들어가 버린 물통도 꺼내서 포토스를 넣어주니 예쁘다.ㅎ

 

 

 

사랑이 유치원 다닐때 같이 만들었던 아주 조그만 컵.

엄마와의 합작품.앙증맞고 귀엽다.

 

 

 

사랑이의 소장품도 꺼내서 걸어봤다.

해리포터 문장(?) 

 

 

사랑이가 중학교때 만들었던 인감 박스.

 

 

 

 

 

 

내가 좋아하는 어린 왕자.

흰색 커텐을 걷고 커텐 대용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어린왕자의 시선이 장미꽃의 방향을 향하도록  옯겨줬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장미를 어떻게 사랑해야 해야 했는지 나중에 깨달은 어린왕자.

어렸을땐 동화책으로, 어른이 되서는 항상 나의 친구로 오랜동안 같이 해 왔다.

 

쌩땍쥐베리.....그는 분명 아름다운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그의 글에 나타난다.

 

 

 

 

여러 별을 돌아다니며 그리워 했던 그의 하나뿐인 장미.

바람을 막아주고 물을 줬어야 하는데....

귀칞기만 했던 장미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 였는지를 깨달은 순간, 얼마나 아팠을까..

 

"아름다운건 눈으로 보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거야....."

 

눈으로 보이는 것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살았는지....

세월이 지나면 다 한줌으로 사라질 재들.

지나보니 다 쓸데 없는 것 들이었다.

 

 

 

사랑이가 태어나기 전에 키웠던 화초.

이혼 하면서 두고 나왔더니 사랑이 아빠가 잘 키워줬다.

분갈이를 안하고 키운 탓에 키만 키만 자라더니 20년이 지나  결국은 옆에 새끼 한명 낳아주고 장렬하게 전사한 아이.

흔한 싸구려 식물이지만 나에겐 소중한 아이. 잎파리 다칠세라 조심조심 집으로 모셔왔다.

분갈이를 해주고 영양제도 뿌려 줬다.

그리고 이미 그 생명을 다한 엄마 줄기는 너무 고마워서 차마 다 잘라내지 못하고 조금 기념으로 남겼다.

지금도 잘 커주고 있는 아이, 신통방통.

 

 

 

 

사랑이가 콩쿨에서 입상한 작품도 살짝 놓아주는 센스.ㅋ

 

 

 

이렇게 집안에 흩어져 있던 자질구레한 소품들을 한 곳으로 모았다.

 

 

 

 

3일에 걸친 나의 소소한 꿈이 이뤄줬다. 

아, 이 성취감.ㅋㅋㅋ

키우고 싶었던 화초들도 이제부터 하나씩 모을 생각이다.

 

사랑이의 애장품들도 몇개 밖으로 나왔다.

덕택에 티브이는 벽장 속으로 들어갔지만...

어차피 보지도 않는 티브이, 처분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랑이가 게임할때 사용하는 아이라...맘대로 처분을 못했다.

공간을 찾아 벽에 걸어 줄까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