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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암에 걸렸다.(도와 달라는 할머니)

코부타 2023. 8. 19. 18:30

휴계실 테이블에 퍼즐을 펼쳐놨다.
사람이 없어 널널한게 퍼즐하기 딱 좋다.
큼지막한 테이블도 맘에든다.
300피스라 조그맣다.
아침부터 펼쳐 놓고 심심할때마다 맞춰 나갔다.
사랑맘은 퍼즐  무쟈게 조아한다.
한번 불 붙으면 끝장을 보고야마는 내 성격과 잘 어울리는 듯하다.
새 퍼즐을 사는 날은 집안일 안한다.ㅋ

예전엔 퍼즐을 완성하면 풀 야무지게 발라서 액자에 걸어 놨었다. 그렇게 한개 두개 모이는 퍼즐….
재밌어서 만들어 놓긴 하는데 처리가 곤란한 경지에 이르고 말았다. 그도 그럴것이 300피스로 시작한 퍼즐은 점점 그 단위가 커져가고 있었다.
500피스…1000피스…
그러다 급기야는 방 한쪽 전체 크기만한 대빵 퍼즐을 찾기에 이르렀다.(단단히 미친거임)
있긴 있었다.
최후의 만찬…


하지먼 내 꿈은 말 그대로 꿈으로 끝났다.
비싸기도 비쌌거니와 펼쳐둘 공간도 없었음이다.
그동안 만들어진 퍼즐은 방 오시이레 안으로 들어갔다.
아까뷔~~~
그러다 생각난 아이디어.
만들어진 퍼즐을 다시 부수면 된다.
그런 다음 만들고 싶을때 다시 만들면 되는거지.
아이공~~~천재급 사랑맘.
난 실행에 옮겼다.
이젠 절대로 풀칠을 하지 않는다.
잘 놀고 다시 박스에 넣어 놓고 놀고 싶을때 다시 꺼내서 사용한다. 이번에 갖고 온 퍼즐도 그 중에 하나다.

글  잠시 중단.

조금 전,

“다스케테쿠다사이“

도와 달라는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
귀에 이어폰울 끼고 있어서 잘 안들렸다.
느낌이 이상해서 이어폰을 빼고 들어보니 앞집이다.
어제 새로 들어온 할머니다.
얼른 뛰어갔다.

”도우시탄데스카“

무슨일이세요… 라는 물음과 동시에 호출벨을 찾았다.
그런데… 벨이 머리 꼭대기에 있다.

저기 위 노랑 꼭지 있는 곳에 있었다.
이거 말됨???
어제까지 의식도 거의 없던 할머니다.
오늘 아침도 식사만 겨우 조금 하셨는데..
거동도 못하는 할머니 손에 있어야 할 벨이 저 위에 얹혀져 있다.
어제부터 아예  꺼내 놓지도 않은 듯하다.
커튼을 여니 할머니가 옆으로 웅크리고 있다.
할머니: ”도와주세요.“
나:“네,간호원이 곧 올거예요.잠깐만 기다리세요, 이거 보이세요?
고개를 끄덕인다. 벨을 손에 쥐어 주었다.
“앞으로는 도움이 필요 하시면 여기를 누르세요”
사랑맘이 이정도 일본말은 할줄안다..ㅋ
그래도 혹시나 싶어 간호원실로 향하다 복도에서 간호원과 부딪혔다.

간호원: 죄송합니다.

어떻게 알았지? 내가 벨 누른걸????
혹시..CCTV??? 설마…

이곳에 있었던 4일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았다.
나보다 먼저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었을 사지 멀쩡한 다른 여자 2명.  
니들….. 진짜 할말이 없다.

쓸데없이 너무 많은걸 봐버렸다.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