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맘 일기

9.암에 걸렸다.

코부타 2023. 8. 15. 21:55

드디어 일주일 후.

사랑이와 함께 병원에 갔다.

 

일단 이 병원은 기다리질 않아서 좋다.

완전 예약제고 의사들이 나름 시간도 잘 지켜준다.

번호가 불리고 사랑이와 난 경쾌하게 진찰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씩씩하게 인사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의사가  먼저 내 몸상태를 물어 본다.

별 일 없이 잘 지냈다고 대답했다. 잠을 잘 못자긴 했지만 이건 어쩔 수 없다.

내가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암에 걸렸는데... 두 다리 시원하게 뻗고 잘 수 있겠냐고.

날마다 질질 짜는 딸내미가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고 항암 얘기만 나오면 의견 불일치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데.

어찌 됐건 이 문젠  수면제로 해결하길 헸다.

 

 

처음 받은 수면제는 위가 아파 패스.

두번째 수면제는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빠질듯이 아팠다. 그래서 패스.

세번째 수면제...이제 겨우 나에게 맞는 수면제를 찾은 듯하다.

 

 

의사 :검사 결과 나왔습니다.

         삼중음성입니다.

나 : 네?? Her2 아닌가요?

의사 : 아닙니다. 삼중음성 맞습니다.

 

뭐,이런 개 호랑탕말코같은 경우가 있능겨!!!!

캬아아아아아앜

이걸 죽여 살려???

시민병원의사 이 ㄱ ㅅㄲ들아!!!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거임????

 

양쪽 병원에서 같은 조직검사를 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왔다.

어느 쪽을 믿을까..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이쪽이지.

 

 

의사 : 일단 항암을 하고 수술을 합시다.

나 : 전 항암 할 생각이 없습니다.

의사 : 왜요?

나 : 항암제를 이겨낼 자신이 없습니다. 

의사 : 항암을 안하면 얼마 살지 못합니다.

         CT검사 결과 양쪽 폐에 작은 음영도 보여요.

나 : 그건 무슨 의미죠?

의사 : 이게 암이면 한번에 4기로 간다는 의미입니다. (아,놔 이 아저씨 나,겁주능거??)

 

나 : 확실하게 알수있는 방법이 있나요?

의사  : 한달 후에  PET CT검사를 합시다.

나 : CT 검사가 끝난지 1주일 밖에 안됐는데 Pet ct를 해도 되나요?

 

 

 

 

유방암 CT는 이렇게 몸을 뒤집어서 저 기계 안으로 들어가서 찍게된다.

엄청난 소리가 들려서 귀마개를 해 주지만 두두두두,다다다다,뛰뛰뛰뛰.....등 시끄럽고 기괴하다.

갖힌 공간에서 저런 소릴 들어야 하니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아마 못 들어갈거다.

 

 

 ct검사 한번에 1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된다.(나 공부했거덩,이거)

건강에 좋을리가 없다. 거기다 펫시티까지??

펫시티는 암이 전이가 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검사다 .

방사선 노출량이 ct보다 더 높다.

이렇게 단 시간에 방사선에 노출되면...뼈삭는다.ㅋ 진짜루.

의사가 폐에 음영을 발견하고도 당장 검사를 못하는 이유가 아마도 방사선 노출량 때문일것이다.

우리가 흔히 찍는 X-ray,나 일상에서의 자연 방사능과는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은 양이다.

 

 

 

의학계에서는 검사 등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이 1년에 1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유방 ct 검사는 한번 찍을 때 약 1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그런데 거기에 펫시티를 또 하자고???  (난 못하것네~~)

이 대화로 젊은 의사에 대한 신뢰도 다운.ㅠㅠ

      

 

 

내가 항암을 왜 이겨 낼 수 없느냐...

특별한 병은 없다.

하지만 오렌지 주스도 소화시킬 수 없는 약한 위와

심호흡을 잘 못한다. 호흡계통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딱히 진찰을 받진 않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고겐뵤라는 진단도 받았다.

이게 무슨 병이냐... 자가면역질환이다..

한마디로 내 몸을 지켜줘야 할 면역세포가 오히려 나를 공격하는 병이다.

 

저쪽 병원에서 암 검사를 하던 도중 우연히 원래 다니던 정형외과에서 류마티스 검사를 받게 되었다.

검사결과는 음성이었으나 의사가 이상한 말을 한다.

FA 수치가 너무 높단다. 차트를 보니 정상치의 3배다.

소개장을 써 줄 테니 큰 병원엘 가보란다.

 

 

 

 

마침 병원도 옮겼겠다, 담당의에게 소개장을 넘겨줬고 검사를 했다.

그 결과가 고겐뵤.

 

엎친데 덮친다는건 이런때 하는 말인가보다.

 

오늘 글을 다 마치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피곤하고 졸렵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관계로 오늘을 여기까지~~~ 

 

쟤는 왜 옆으로 누워 있는거임? (저 위의 사진요)

아,몰랑 수정은 낼 하는걸로. (나 빨리 자야 합니당ㅋㅋㅋ)

여러부운,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