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딸의 생일.

2018. 9. 16. 02:30

코부타 일본 생활



 


사랑맘은 티스토리에 올릴 글을 쓰고 있었다.

사랑인 옆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포스팅하고자 하는 글이 너무 잔혹해 기분이 나빠졌다.

속이 미식미식....메스껍다.


나:사랑아...엄마 속이 영 안좋아

사랑이: 왜?

나: 콘크리트 사건 읽었거든....

사랑이: 그걸 밤에 읽었어?

나: 응....어떡하지? 약 먹어야겠어.속도 쓰리고...

사랑이: 얼른 먹어.


와서 껴안아 준다.



사랑이 : 불쌍한 우리 엄마~~~~

나: 응,나 불쌍한거 가터. 

영화라도 볼까봐.


기분 전환이 필요헀다.


열심히 채널을 찾고 있는데 사랑이가 다가온다.


사랑이: 엄마,엄마~~ 나 17살이야.

: 뭔 헛소리....니가 17살이었어?


지금까지 나이 계산을 잘못하고 있었나??

실제로 저번달까지 사랑맘은 내 나이를 한 살 착각하고 있었다.

열심히 계산을 해보니.....흐응...더 먹었더라는 얘기.


사랑이: 그게 아니고 12시 넘었잖아.

오늘 내 생일이야.


허걱!!!....이런 무심한 엄마 같으니라구....


나: 어이구,우리딸 생일 추카해.





이미 엄마보다 훌쩍  더 커버린 사랑이를 안아 줬다.

궁디 팡팡도 해 주고~~ㅋ


12시에 여기저기 친구들에게서 라인이 오니 딸도 기분이 업 됐나보다...

둘이 얼싸 안고 덩실 덩실~~~





사랑이: 오카아상 아리가또~~

17넨깡 소닷떼구레떼...(17년 동안 키워줘서...)

나: 이이에 고찌라코소 아리가또(아니, 오히려 내가 고마워)

고래카라모 요로시쿠네!!! (앞으로도 잘 부탁해!)


둘이 꼭 껴안고 인사를 했다.

뽀뽀도 하고 싶었는데....이단 옆차기가 들어 올까봐 참았다.ㅋㅋㅋ


자식을 키운다는게 참....

이런 기쁨도 주는구나.


엄마는 케잌도 준비 안 했는데...

딸 친구들은 벌써 빵빠레를 울려 주고 있다.



사랑맘이 소중한 딸의 생일을 잠깐 까먹은 이유.

핑계를 대자면 사랑인 생일 선물을 선불로 미리 받았다.


사랑이: 엄마.나 꼭 가고 싶은 콘서트가 있는데....

: 근데?

사랑이: 가격이 비싸.

: 안돼!!!! 니가 돈벌어서 사.

사랑이: 생일 선물 대신 사주면 안돼?

: 선불로 사달라고?

사랑이: 엄마아아아아~~~ 한번만...한번만 부탁해~~~


맴 약한 사랑맘은 결국 사랑이에게 티켓을 사주기로 약속했다.


티켓 판매 당일.

인터넷 예약이 시작 되면 5분도 안되서 매진이 된다는 말을 들은 사랑맘.

작년에도 한번 겪은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엔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때는 만엔짜리 티켓을 야매로 2만엔에 샀었다)


"A,B 석은 사람들이 몰릴꺼야. 트리플S도 괜찮으니까 넌 세븐일레븐으로 가서 해봐.

엄마는 집에서 할께."


켁,트리플 S라니!!!!!!!

생일 선물로 주는 티켓이니 어떻게든 사줘야 했던 사랑맘이 과감해 졌다.

이런 일이 있을땐 항상 빤쭈 벗고 뛰는 초극성 사랑맘.ㅋㅋㅋ


10시 5분전에 미리 컴 앞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10시 정각,

마우스를 바쁘게 움직인다.

안된다......


"몰리는 구나...어쩌지...."


결국 실패...


"클났네....그래도 야매로는 절대 안사줄꺼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딸아,졸라도 소용없다.

엄마는 저얼때 야매표 안사준다!!!!


근데 잠시후 ....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사랑이의 손에 시퍼런 종이가 보인다..


짜잔~~~~

그 이름도 거룩한 SS석!!!!!


(흐미~~ 똘똘한 딸~~~)



UNDERTALE JAGMO 오케스트라 콘서트 




생일 선물도 미리 해 줬겠다.

난 미역국만 끓여 주면 되는거였다.

내가 사랑이의 생일을 까먹은건 순전히 선물을 미리 줬기 때문이라는 얘기.

(캬아..이런 치사한 변명을....ㅋㅋㅋ)




사랑이가 젤 좋아하는 케릭터를 두장 그려 주기로 약속한 친구는 

며칠 전 부터 그림을 그리고 있단다....

사랑이는 그런 친구에게 과분한 선물이라며 미안해 한다.

예쁘다..

친구의 생일을 기억하고 밤 12시에 축하 멧세지를 보내는 친구들...


그들의 우정이 아름답다.


얼마전 태풍 때문에 차가 끊겨 집에 못오고 있는 사랑이를 

친구의 아빠가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다.

고맙고 미안해서 뭐를 선물 할까... 고민 하다가

집에서 같이 삼겹살을 구워 먹기로 했다.


친구를 더 부르면 안되겠냐는 사랑이에게.

일단 내일은 엄마가 인사하는 자리니까 그냥 넘어가고

다음주에 다들 불러서 삼겹 파티를 하자고 했다.

사랑맘이 새카맣게 까먹은 생일을 기억해준 사랑이 친구들에게 

콜라겐 선물을 담뿍 준비 할거다.


기둘려라...친구들아.

삼겹살이 간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