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온 몸이 아팠다.
너무 아파 사랑이에게 파스를 부쳐 달라고 부탁을 했다.
나 : " 사랑아,여기 파스 좀 부쳐줘"
사랑이 : "어디?"
나 : " 잠깐만.... 여긴가?"
웃도리를 벗어 제끼고 여기저기 아픈 곳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 부쳐 줘, 여기도."
파스를 부치고 난후 괜히 난 내 몸의 이곳 저곳을 만져 보았다.
웅장한 뱃살도 한 번 만져 주고
근육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흐물 흐물한 허벅지 살도 한번 주물러 보고
그러다.....
아니,거길 왜 만졌을까...
유.......방......
그런데 뭐가 좀 이상하다.
엄지 손가락 만한 멍울이 만져진다.
"야,사랑아. 엄마 이상해. 이거 뭐지?"
"뭔데,뭔데!! 엄마아~~~무서워"
설레발을 치며 만져보는 사랑이.
둘의 얼굴이 심각해 졌다.
"엄마,당장 내일 병원가봐"
"내일 일요일이거덩?"
병원 가는게 못된 시애미 얼굴 보는 것 보다 더 싫은 사랑맘.
그래도 이건 무시하면 안될 것 같아 월요일날 서둘러 병원에 갔다.
병원에 도착.
안내하는 곳에 가서 물어보니 외과로 가란다.
"오호?? 이런건 외과 였어?"
몸안이 고장나면 내과
몸 밖은 외과.
난 그렇게 알고 있었다.
이 나이 먹도록 큰 병에 걸린 적도 없었고 아이 낳느라 병원 신세진 것 빼곤
고작해야 1년전에 사랑니 뽑은게 가장 큰 일이었다.
이빨은 치과.
다리 몽둥이 부러지면 정형외과
정신병은 정신과.
성병 걸리면 비뇨기과.
뭐....또 있나?
아, 코수술은 성형외과.
정형과 성형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건 아마 누군가가 나에게 친절히 설명을 해 줬던것 같다.
내가 이렇게 무식하다.
병원에 엄청 많은 진료과가 있고 세분화 되어 있다는건 이번에 첨 알았다.(바보...)
아뭏든 난 외과로 갔고 부끄럽지도 않게 웃도리 훌러덩 까고 내 가슴을 보여줬다.
그것도 남자 사람에게!!!
그런데도 부끄럽지 않았다곳!! 전혀!!!!
(이거 이거....할머니 됐다는 확실한 증거 맞쥬?)
내 몽우리를 만져본 의사가 당장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하란다.
원래 이런건 예약을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당일 검사를 했다.
일이 꾸물대지 않고 일사천리로 진행 되는것 같아 시원하긴 한데 뭔가 불안하다.
왜냐면 일본이 이렇게 일 처리를 빨리 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랑이가 태어난 곳이다.
사랑맘은 이 병원 밖에 모른다.
다른 병원을 다니지 않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심각하다고 느끼면 항상 이곳을 찾아왔다.
다른 병원은 머리에 없다.
사랑인 이병원 20년 단골이고 사랑이 아빠도 큰 수술을 이곳에서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너무 당연히 이곳으로 찾아왔다.
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