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명 "沈黙<ちんもく>
지난 겨울 어느날.....
올망 졸망한 아이들 6명을 사랑이와 남자 사람 한명에게 맡기고 4명의 엄마들은
영화관을 향하여 출발 합니다.
15분전 도착.
바쁘게 움직인 결과 팝콘과 콜라 커피까지 챙길수 있었습니다.
가격입니다.
항상 그렇듯....영화관은 나에게 야릇한 흥분을 줍니다.<뭐지? 이 기분....>
미리 예약해둔 명당자리.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 봅니다.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들....아무리 봐도 만석은 아닌듯합니다.
그렇기도 하겠지....크리스찬이 전체 인구의 1%로도 안되는 이 나라에서 이런 영화가
흥행을 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팝콘을 집어 먹습니다.
사랑맘은 only 캬라멜파입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조금의 시간이 흐르자 더 이상은 팝콘을 먹을수가 없었습니다.
얼마전 해리 포터란 영화를 보러갔을때..
팝콘 씹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영화 관람 방해자로 엄마를 구박했던 사랑이가 생각 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팝콘 한통을 영화 보는 내내 다 먹어버린 나였는데....
근데.....이 분위기는 일단 너무 엄숙하다.......
팝콘 한개를 입에 넣고 녹여 먹기 시작....,녹여지지 않는 팝콘.
그러다 깨달은 진리....팝콘은 녹지 않는다!!!
결국 팝콘 상자를 의자 밑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침묵은 17세기 실종된 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천주교 박해가 심했던
일본으로 간 선교사의 이야기 입니다.
영화는 박해속에서 신앙을 지켜가는 신도와 고통과 고난을 겪는 선교사들을 통해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이야기 합니다.
영화 중....기억에 남는 대사.
"인간은 이렇게 슬픈데 주여,바다는 너무 푸릅니다".....라는 주인공의 탄식.
무심한 하나님입니다.
오래전의 기억이 났습니다.
엄청난 아픔으로 한달을 꼼짝 안하고 죽을듯 누워 있다 나와서 본 세상은 너무 밝았고 사람들은
바쁘게 변함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나만 아프구나....
그 소외감,비참함,배신감이란..... ㅠㅠ
영화는 두부류의 사람을 보여 줍니다.
예수의 초상을 밟으면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은 결국 초상화를 밟고 삶을 이어가는 길을 선택합니다.
또 한 부류는 감히 예수의 초상화를 밟지 못하고
참혹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순교자가 됩니다.
영화는 그 중에서 살기 위해 성화를 밟는 어떤 나약한 사람을 등장시킵니다.
그의 이름은 기치지로.
그는 자신의 나약함에 괴로워 하면서 배교를 합니다.
그것도 몇번씩.
이 장면에서는 베드로가 연상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신부를 밀고 합니다.
잡혀간 신부,그곳에 찾아와 울부 짖으며 고해성사를 하게 해 달라는 기치지로.
그를 향한 로드리고 신부의 인간적인 분노와 사제의 고민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그래,그랬지...불과 얼마전에도..아니 지금도.
나를 스쳐가는 많은 사람들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나" 가 있었지.
그들을 차마 사랑하지 못하는 나와 예수님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날들을 괴로워 했는지....
기치지로...
난 그를 압니다.
그는 나입니다.
하나님을 안다고 하면서도 셀수도 없이 하나님을 배반한 나.
그리고 뻔뻔하게도 십자가 앞에 무릎꿇기를 수도 셀수 없이 한 "나"입니다.
기치지로.....
그래,우린 그렇게 연약해..괜찮아....
그가 옆에 있다면 살며시 안아 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베드로도 예수님을 부인 했었지요.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처참하게 죽어가는 신도들.
로드리고 신부는 절규하지만 신은 철저하게 침묵합니다.
순간 나는 로드리고 신부가 됩니다.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난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죽을거 같은데....아무리 외치고 울부짖어도 대답이 없으신 분..
살짝 옷깃 스치는
소리만 들어도 살것 같은데....끝까지 외면 하셨던 분.
그리고........ 영화의 클라이맥스.
로드리고 신부 앞에 놓인 성화.
표면적이라도 그 성화를 밟으면 신도들을 살려 주겠다는 촌장의 집요한 회유.
땅 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을 가슴에 품고 온 그,
그런 그 때문데 죽을 운명에 처한 사람들.
괴로워 하는 그의 귀에 음성이 들립니다.
"밟아라,나는 너희들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
그는 성화를 밟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원작은 여기까지 였던걸로... >
배교한 신부답게 그는 일본인과 결혼을 하고 평범하게 사는듯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는 죽고....그의 처가 장례를 치릅니다.
꼭 쥐고 있는 시신의 손 안에 십자가가 들려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영화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오래전 이 소설을 처음 대했을때가 생각납니다.
이 작품이 실화를 기초로 한것이라는건 이번에 알았습니다.
그때 난 많은 고민을 했었지요.
예수의 초상화를 발로 밟은 신부를 도저히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어디까지가 사랑인지....
순교는 뭔지....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난 같은 사건을 앞에 놓고 다시 생각해 봅니다.
예수는 그렇게 밟히기 위해 온거야.
죽기 위해서.......라고.
이제야 난 이 소설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는지 알것 같습니다.
원작; 1966년
영화;2016년
원작; 엔도 슈사쿠
소설 "침묵" 은 노벨 문학상 후보까지 오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