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장례식

2017. 7. 31. 16:24

코부타 일본 생활



일본의 장례식


사랑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때 사랑이 아빠의 절친이 돌아 가셨습니다.

그 분의 아내는 먼저 하늘나라로 가셨고 딸과 둘이 외롭게 살고 계셨지요.

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때 제일 먼저 반갑게 맞아주신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교포 였습니다.

자신의 절친이 한국여자와 결혼한게 기뻤나봅니다.

사업에 실패해 어렵게 살아가는 분이 셨는데

이곳에서는 꽤 고급스러운 곳에서 식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안 얘기지만 그 당시 식사비는 외상이었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사업이 잘 나갔을때 단골로 다니던 곳 이었고

주인이 그분의 형편을 알고 외상을 주었나 봅니다.

나중에 사연을 들은 사랑이 아빠가 그분께 봉투를 드렸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날 그분은 서투른 한국말로 참 많은 얘길 했습니다.

자신의 어렸을때의 얘기, 부모님 얘기,남편과 어렸을때 못된 짓하며 다녔던 얘기등....

국적이 같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그분은 마음의 빗장을 풀고

자신의 속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 냈습니다.

많이 고생하셨더군요.

사업이 계속 잘됐으면 좋았을텐데......


늦은 시간까지 얘기를 했는데 헤어지면서 보여지던 그분의 쓸쓸한 얼굴....

아직도 그분의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그분이 입원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둘러 남편이 갔습니다.

뭔가를 해드리고 싶은데....

그러다가 생각난 전복죽.

"전복죽을 해 드려야겠다"

다음 면회때는 전복죽을 끓여서 같이 가자고 남편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면회를 간 남편이 전복죽 이야기를 했던 모양입니다.

"네 와이프가 만든 전복죽, 꼭 먹고 싶다"..라고....하셨다던데.

그 전복죽을 드시지도 못하고 돌아 가셨습니다.

얼마나 미안 하던지......

그렇게 급히 가실줄 몰랐던거지요.

전 그분의 장례식에도 못갔습니다.

임산부라고 남편이 안데려 가더군요.

오늘은 일본의 장례식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일본의 장례식 절차.




쯔야(通夜) 

.....유족,친지,지인들과의 밤샘


가족,친지등 고인과 평소 친했던 사람들이 음식과 술을 나누며

고인의 넋을 기리는 밤을 쯔야(通夜) 라고 합니다.

사랑이 아빠는 이 쯔야에 참석을 하고 다음날 돌아 왔습니다.






쯔야에 나오는 음식들.


그리고 그다음에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검은양복,검정 구두,염주,그리고 조의금을 준비해야 합니다.





장례식장





장례식장에 들어서면 먼저 조의금을 냅니다.




승려의 독경이 시작되면 순서대로 분향을 합니다.

유족,친지들이 먼저 하고 나면 안내에 따라 자기 순서에 하면 됩니다.

먼저 고인과 유족에게 인사를 합니다.

염주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으로 향을 집어 위로 한번 올린 다음 향로에 넣습니다.

종파에 따라 1번에서 3번까지 합니다.

그 다음 손을 합장하고 예를 올린후 승려,가족에게 차례대로 또 한번 인사를 합니다.






쇼우진오토시(精進落とし)


원래는 임종 7일후에 열리는 법회입니다.

요새는 장례 당일날 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탈상할때까지 유족들은 고기나 생선을 먹지 못했습니다.

그 기간이 끝나고 일상의 식사를 할수 있다는 뜻으로 쇼우진오토시라 불렀는데

지금은 장례때 신세를 진 분들께 감사하는 목적도 함께합니다.

이 날은 고인에게 무사함을 비는 밥상(그림자 상이라고 합니다) 을 올리며

고인을 공양합니다.

그 다음

승려와 유족,친지들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일본의 불교계도 많은 종파가 있어 약간 방식이 다를수도 있지만

보통은 이런 절차를 밟습니다.





장례식에서 돌아온 사랑이 아빠가 현관 앞에서 소금을 자기 몸에 뿌리더군요.

몸을 정결하게 해 준다고 합니다.


소금




일본 전국 평균 장례식 비용은 189만엔.

한국보다 많이 비싸지요?




거리를 지나다 보면 아주 가끔 이런 차를 볼때가 있습니다.

일본의 장례차 인데요.



일본 사람들은 이 차를 보면 그날은 운이 좋다고 말하더군요.

사랑이 아빠는 이 차 본날은 복권 사 가지고 옵니다.ㅋ

한번도 당첨 된 적은 없어요.(바보~~~)



사랑이네 집은 일본에서 가문있는 집안 입니다.

진짜로~~~요.


사랑이네 가족묘에 있는 우리 가문 문장입니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검색이 되더군요.

저 문양이 장손집 문양.

사랑이 아빠는 가문 얘기가 나오면 얼마나 잘난척을 하는지.....ㅉㅉ

그게 뭐라고.....



이 문장이 몇백년 된거 라는데요.

팔면 돈이 될까........요? (돈이 손에 들어 오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맞아 죽을지도......)





남편은 자기 죽으면 저기 묻어 달라고 하는데.........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죠.

사랑맘은 미리 사랑이에게 유서 써놨습니다.

절대로 저기에 넣지 말라고.... 

장례식이니 뭐니 그런 복잡한 절차도 필요 없다고요.

생각 같아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은데.

사랑이가 내 부탁을 들어줄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