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일주일 후.
사랑이와 함께 병원에 갔다.
일단 이 병원은 기다리질 않아서 좋다.
완전 예약제고 의사들이 나름 시간도 잘 지켜준다.
번호가 불리고 사랑이와 난 경쾌하게 진찰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씩씩하게 인사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의사가 먼저 내 몸상태를 물어 본다.
별 일 없이 잘 지냈다고 대답했다. 잠을 잘 못자긴 했지만 이건 어쩔 수 없다.
내가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암에 걸렸는데... 두 다리 시원하게 뻗고 잘 수 있겠냐고.
날마다 질질 짜는 딸내미가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고 항암 얘기만 나오면 의견 불일치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데.
어찌 됐건 이 문젠 수면제로 해결하길 헸다.
처음 받은 수면제는 위가 아파 패스.
두번째 수면제는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빠질듯이 아팠다. 그래서 패스.
세번째 수면제...이제 겨우 나에게 맞는 수면제를 찾은 듯하다.
의사 :검사 결과 나왔습니다.
삼중음성입니다.
나 : 네?? Her2 아닌가요?
의사 : 아닙니다. 삼중음성 맞습니다.
뭐,이런 개 호랑탕말코같은 경우가 있능겨!!!!
캬아아아아아앜
이걸 죽여 살려???
시민병원의사 이 ㄱ ㅅㄲ들아!!!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거임????
양쪽 병원에서 같은 조직검사를 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왔다.
어느 쪽을 믿을까..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이쪽이지.
의사 : 일단 항암을 하고 수술을 합시다.
나 : 전 항암 할 생각이 없습니다.
의사 : 왜요?
나 : 항암제를 이겨낼 자신이 없습니다.
의사 : 항암을 안하면 얼마 살지 못합니다.
CT검사 결과 양쪽 폐에 작은 음영도 보여요.
나 : 그건 무슨 의미죠?
의사 : 이게 암이면 한번에 4기로 간다는 의미입니다. (아,놔 이 아저씨 나,겁주능거??)
나 : 확실하게 알수있는 방법이 있나요?
의사 : 한달 후에 PET CT검사를 합시다.
나 : CT 검사가 끝난지 1주일 밖에 안됐는데 Pet ct를 해도 되나요?
유방암 CT는 이렇게 몸을 뒤집어서 저 기계 안으로 들어가서 찍게된다.
엄청난 소리가 들려서 귀마개를 해 주지만 두두두두,다다다다,뛰뛰뛰뛰.....등 시끄럽고 기괴하다.
갖힌 공간에서 저런 소릴 들어야 하니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아마 못 들어갈거다.
ct검사 한번에 1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된다.(나 공부했거덩,이거)
건강에 좋을리가 없다. 거기다 펫시티까지??
펫시티는 암이 전이가 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검사다 .
방사선 노출량이 ct보다 더 높다.
이렇게 단 시간에 방사선에 노출되면...뼈삭는다.ㅋ 진짜루.
의사가 폐에 음영을 발견하고도 당장 검사를 못하는 이유가 아마도 방사선 노출량 때문일것이다.
우리가 흔히 찍는 X-ray,나 일상에서의 자연 방사능과는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은 양이다.
의학계에서는 검사 등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이 1년에 1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유방 ct 검사는 한번 찍을 때 약 1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그런데 거기에 펫시티를 또 하자고??? (난 못하것네~~)
이 대화로 젊은 의사에 대한 신뢰도 다운.ㅠㅠ
내가 항암을 왜 이겨 낼 수 없느냐...
특별한 병은 없다.
하지만 오렌지 주스도 소화시킬 수 없는 약한 위와
심호흡을 잘 못한다. 호흡계통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딱히 진찰을 받진 않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고겐뵤라는 진단도 받았다.
이게 무슨 병이냐... 자가면역질환이다..
한마디로 내 몸을 지켜줘야 할 면역세포가 오히려 나를 공격하는 병이다.
저쪽 병원에서 암 검사를 하던 도중 우연히 원래 다니던 정형외과에서 류마티스 검사를 받게 되었다.
검사결과는 음성이었으나 의사가 이상한 말을 한다.
FA 수치가 너무 높단다. 차트를 보니 정상치의 3배다.
소개장을 써 줄 테니 큰 병원엘 가보란다.
마침 병원도 옮겼겠다, 담당의에게 소개장을 넘겨줬고 검사를 했다.
그 결과가 고겐뵤.
엎친데 덮친다는건 이런때 하는 말인가보다.
오늘 글을 다 마치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피곤하고 졸렵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관계로 오늘을 여기까지~~~
쟤는 왜 옆으로 누워 있는거임? (저 위의 사진요)
아,몰랑 수정은 낼 하는걸로. (나 빨리 자야 합니당ㅋㅋㅋ)
여러부운,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