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가 태어나고 걷기도 전에 성경책을 샀다.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는 동화같은 성경책이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읽어 줬었다.
"엄마, 엄마는 아이들 가르친 경험이 있어서 나 키울때 도움이 많이 됐겠네?"
어제 저녁식사 후 사랑이가 나에게 던진 말.
"도움은 무슨..!! 애들 가르키는거하고 애 키우는건 차원이 달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도움이 된것도 있긴 있다.
내가 구연동화를 끝내주게 잘한다.ㅋ
어릴적 사랑인
"이제 잘까??" 라고 말하면 성경책을 언능 들고와서 옆에 누워줬다.
그러면 엄마의 변신이 시작된다..
어느날은 아브라함이 되고, 어느날은 다윗이 되어 돌을 던지기도 하고 ,야곱의 염소가 되기도 했다.
책을 읽은 후에 불을끄고 사랑이가 잠들때까지 찬송가를 불러 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덕택에 엄마는 매일 목이 아팠었지만... 사랑인 아침까지 한번도 깨는 일 없이 잘 자줬었다.
한권을 다 읽고 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
몇번을 읽어 줬는지도 모르겠다.
덕택에 성경책은 너덜너덜....테이프로 수술을 해 줬다.
세월의 흔적이 ...
암 판정 전,
사랑이와 얘기를 나눴다.
"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만약 암이라고 하면 엄마 부탁 하나만 들어줘"
"뭔데??"
"엄만, 제일 후회되는게 너한테 성경 말씀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한거야.
엄마가 아는 하나님 얘길 너한테 하고 싶어. 성경공부하자"
"알았어"
암을 미끼로 딸과 협상.( 나.....못된 엄마??)
어릴땐 엄마에게 반강제로 이끌려 교회에 나갔었고 잠자기전 기도는 습관처럼 매일 했었던 아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버려 이젠 내 뜻대로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사랑인 엄마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오래전 아주 우연히 주일날 신주쿠의 어떤 교회를 갔었다.
설교가 시작되고......이거, 잘못 찾아왔구나...라고 느낀 순간,
옆에 있는 사랑이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나갈까?? "
"응"
말도 안되는 헛소리에 귀가 괴로워서 더 이상 앉아 있을수가 없었다.
교회를 빠져나온 후 사랑이가 나에게 한말.
" 난 주보보고 이 교회랑 엄마는 안 맞을줄 알았어...."
헐~~ 주보만 보고도???
이렇게 똑똑한 딸이 내 딸이라닛!!!
사랑인 알고 있다.
엄마가 믿는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인지.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읊는다고 했던가...
내가 전해주는 성경 말씀이 지금은 그저 성경의 지식이겠지만
언젠가,살아서 운동력있는 말씀으로 사랑이에게 임할 날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