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의 전쟁

2024. 3. 21. 09:26

코부타 사랑맘 일기

 

 

 

 

 

 

 

병원에서 받아 온 약이 어마어마하다.

 

 

 

 

알레르기 약, 이건 얼굴에 생긴 홍조와 머리에 생긴 발진 때문에 먹는다.

혈압약, 매일 혈압이 140~ 150을 왔다리 갔다리 한다.

140 이상이면 먹으라며 준 약은 한번도 먹지 않았다.

워낙 약의 양이 많아 심한 증상이 아니면 줄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7차 항암주사후 아침에 혈압을 재보니 176이다.

급하게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얼른 혈압약을 먹으란다.

이건 거부할수가 없어서 먹었다.

변비약....평소 변비 증상이 없었으므로 패스.

하지만 5차때 엄청 고생을 했다.

매일 애 낳으러 화장실 출입. 바보같이 왜 변비약을 안 먹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난 매일 아이를 화장실에서 낳았다니까!!!! (엉엉~~~)

 

그 외에도 방광염약, 치주염약, 소화제3종류, 진통제, 합성 부질 호르몬제,식전에 먹는 한방제...등등. (아마 더 있을껄?)

관절약,이약은 지금 착실히 먹고 있다. 

5차때 온 몸이 아파서 걷지를 못했었기 때문이다. (일주일은 먹어줘야 한다, 경험상 더 길게 먹을 필요는 없었다)

있는 약도 못 챙겨 먹은 머저리는 일주일을 고스란히 그 아픔을 견뎌냈다. 

미련해.........미련하다.

 

바르는 약도 만만치 않다.

머리에 바르는 알레르기 약. 몸에 생긴 피부병(?)에 바르는 약. 손과 몸에 바를 크림.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생긴다는 치주염 연고.

이건 사용 안했다.

항암을 시작하면서 매달 치과에 가서 정기 검진을 받았다.

의사에게 항암 중이라고 얘기 했더니 친절한 젊은 의사는 꼼꼼하게 내 치아를 보살펴 줬다.

내가 제일 신경 쓴 부분이다.

왜냐......

먹는거 중요하거든.

항암치료 중에 치주염과 속이 미식거리는 증상 때문에  때문에 밥을 못먹어서 살이 쭉쭉 빠진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이다.

몸에 좋은거 잘 골라 먹어도 힘든 상황에 밥도 못먹으면....ㅠㅠ

현명한 사랑맘은 잘 관리한 덕에 현재 총5킬로가 뱃속으로 저장되어 임신 9개월의 산모의 배가 되었다.

덕택에 주치의에게 다이어트하라는 소리를 들었다.

항암중에 다이어트라닛!!!!!

항암 중에 5킬로나 살이 찐 사람은 처음 봤단다( 이게 왠일???? ㅋㅋㅋ)

그래서 지금 간헐적 단식 중이다.

저녁 식사후 아침까지 14간의 시간을 버티고 있는 중이다.

이 배......처리해야 한다.

일단 숨쉬기가 불편하고 외출 좀 하려면 입을 옷도 없고......

뭘 입어도 뜡뜡해 보여서 거울 보기가 싫어진다.

시커면 손톱과 빡빡머리는 메니큐어와 모자로 감출수 있으나, 옷은......뭘 입어도 뜡땡이. (너무 싫으다..ㅠㅠ)

 

임의로 약을 골라 먹는게.. 괜찮을까...(에라 모르겠다. 내 몸, 내 맘대로 하는거지.....)

특히 소화제..세종류의 소화제는 심하게 아플때만 늘렸다. 평소엔 한가지만 먹는걸로,

일을 저지른 후,늦었지만 주치의에게 얘길 했다.

 

"실은요, 주신 약 다 안 먹고 골라 먹고 있는데요"

 

 

 

주치의가 박수를 치며 좋아한다(이 의사...쫌... 정상 아님)

너무 잘했다고 칭찬을 받았다.

에헤라디여~~나 잘하고 있었구낭.ㅎㅎㅎ(경사났네,경사났어~~~)

 

 

누구말대로 사랑맘은 한 고집한다.ㅋ

주치의가 처방해준 약들을 다 먹으려니 양도 너무 많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상식으론 이해가 안갔다. 

이 많은 약을 다 먹는다고???

난,내가 납득하지 못하는건 절대 안하려고 하는 성격이다.

납득하면????
좌,우 ,앞,뒤 돌아 보지 않고 일 저지른다.ㅋㅋㅋ 만사가 그러했디.

그러다보니 실수도 실패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납득해서 저지른 일이 잘 못됐을경우...뒤돌아 보지 않는다.

 

내가 우리 사랑이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

 

"살다 보면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없을 수도 있어.

하지만 실패나 실수 뒤엔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이 반드시 주어져.

그러니까 겁내지 마. 뭐든지 부딛혀봐.아직 젊으니까  하고 싶은 일 다해봐 ,괜찮아. "

 

생각해 보니 나의 인생도 그랬다.

하나님을 알기 전부터...알고 나서도 내 뜻대로 한 일들이 참으로 많았다.

그러다 넘어지고 깨지면...그 상처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시더라.

그러니 공짜는 없었다. 뭘 해도 득인 인생.

축복이다.

 

 

어쨌거나 이번 약 도전은 성공!!!!!

나....칭찬 받아 마땅하다.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