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나게 된 아이.
어쩌다 시간이 남아 꽃가게 앞을 서성거리다 발견했다.
검은색 잎을 가진 아이.
색깔이 신기해서 한참을 들여다 보다 결국 집까지 모셔왔다.
볼수록 신기한 애다.
겨울엔 더 짙은 검은색을 띠는 애.
난 유난히 이 아이를 특별히 애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여름 잎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벌거숭이가 되었다.
오,마이 갓!! 뭐가 잘못된거지??
살려야 하는데....생각을 해 보니 그냥 이뻐만 했지 난 이아이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 (이름도 몰랐다고!!)
당연히 다육인줄도 몰랐다. 그냥 화초인 줄 알았지....ㅠㅠ
모든 화초들이 그렇듯 적당하게 물이나 잘 주고 햇빛 좋은 곳에 놓아 두면 저절로 잘 자랄즐 알았다.
그런데 그 예뻣던 모습은 사라지고 뼈만 남았다.
포기할수 없다.
난 우선 검색하고 검색하고 또 검색해서 이 아이의 이름을 알아냈다.
"흑법사."
와우~~이름도 거창하다. 흑법사라니.... (멋져부러~~~ )
검색하다 알게 된 사실. 흑법사도 다른 종류가 있더라.
똑같이 생긴거 찾느라 눈알 빠지는 줄.
그리고 내가 이 아이를 얼마나 잘 못 키웠는지 알게 됐다.
여름엔 물을 적게 줘야 하는 아이( 그런데 난 열심히 물을 줬었다, 여름이니까 얘도 더울까봐ㅠㅠ)
겨울에 성장하는 아이, 그래서 겨울엔 물을 자주 줘야 하는데 난 반대로 했었다.
이런,미련한 집사같으니라고.
예뻐만 했지 책임지지도 못한 불량 엄마.
늦었지만 난 다시 시작했다.
물은 가을까지 굶겼다. 그리고 정말 가끔씩 물을 주면서 지켜봤다.
날이 너무 더우면 살짝 그늘진 곳으로 옮겨주기도 했다.
살수 있을까....
그리고 겨울이 시작되면서 집안 따뜻한 창가에 자리를 잡아 주었다.
그리고 일어난 기적.
다시 잎을 보여주는 아이들.
거기다 새끼까지 쳐줬다.
장하다..얘들아!!!
죽지 않고 잘 버텨내줘서 고맙다.
잘 못키운게 흑법사 뿐일까.
자식은.....ㅠㅠ
돌이켜보면 좀 더 지혜롭게 키웠으면 좋았을텐데....하는 후회가 들때도 있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고 스스로 위로할때가 있다.
힝싱 부족한 엄마.
언제 컷는지 이젠 나보다 훌쩍 커버린 키 만큼이나 마음도 넉넉하게 잘자라주길 소망한다.
우리딸...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