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몽롱하다.
자칫하면 정신 줄 놓아 버릴라 집안에서는 조심 조심 움직인다.
배고프다.
항암을 하기전 미리 끓여 놓았던 죽.
미음, 호박죽, 호도죽,야채죽.
미음을 끓이면서 조미료로 눈물 한방울.
갑자기 처량한 마음이 들었다.
암 걸렸는데 죽하나 끓여 줄 사람없는 내 신세가..ㅠㅠ
눈 뜨자마자, 배가 고프다.
미음에 우메보시를 넣고 미소시르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두시간 뒤 호도죽을 또 먹었다.
그런데 우짠 일인지 배가 또 고프다.
싫어하는 과일도 챙겨 먹었고 견과류도 착실히 먹어 주고 단백질 섭취도 나름 노력을 했다.
그런데 배고프다...
아마도 난 죽 체질이 아닌가벼....깨달은 순간.
결국 된장찌게를 끓이고 잡곡밥 해동 시켜서 밥 한그릇 뚝딱 해치웠다.
뭐가 이리 맛있는건지....
항암하면 입맛이 없다는데...나 미쳤나보다.
약 탓인가???
결론은 처방받은 소화제로. 범인은 얘 밖에 없다.
그리고 저녁엔 비지찌게 녹혀서 또 한끼 해결.
간식으로 만들어 놓은 찰떡도 물김치와 함께 먹어줬다.
근데 이거 이거 대박.
유튜브보고 만들었는데 미쳤다.
찹쌀가루 사다 그냥 콩하고 버무려서 쪄줬다.
만들어 놓은 김치국이 거의 다 떨어져간다.
고추가루 들어간 김치는 당분간 안 먹기로 결심.
흰 김치를 만들어야 한다.(이 글 쓰다 지금 생각난거....사 먹으면 되잖아...나...바보 아님???ㅋㅋㅋ)
쓰러질지 몰라 불안했으나 슈퍼로 go go~~
아,몰랑~~쓰러지면 구급차가 있잖아~~~
배추 2쪽, 양배추 한통 사왔다.
태어나서 처음 시도해 보는 백김치.
몸에 좋다는 양배추 물김치.(요거 요거 기대된다.)
핸드폰을 열심히 들여다 봤으나 정신이 몽롱해 도저히 만드는 법을 다 숙지 할수가 없었다.
그 동안의 주부 짬밥을 믿고 재료 마구마구 밀어 넣기.
일단 겉보긴 제대로 완성.
내일이 기대된다.
몽롱한 상태지만 몸을 계속 움직이기로 했다.
매일 간단한 스트레칭과 런닝30분
자전거 타고 동네도 한바퀴 돌아준다.
움직이기 싫어도 먹고 누우면 위가 아파 어쩔수 없이 움직여야 한다.
평소와 똑같이 움직이되 천천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늘은 마당의 풀도 뽑았다.
딸, 어때??
엄마 이 정도면 너무 훌륭한거 아님???